박옥주 17대 전교조 충북지부장 취임··· “활동가 자세로 학벌사회 해체 위해 뛰겠다”

“요즘 활동가는 없고 지도자만 많다고 한다. 지도자라기보다 열심히 뛰는 활동가로 임기 2년 동안 전교조충북지부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0일 오후 청주시 산남동 CBS건물 2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충북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제 16-17대 전교조충북지부장 이·취임식에서 새로 지부장을 맡게 된 박옥주 지부장의 취임 일성이다. 

이날 이·취임식에는 전교조 충북지부 전·현직 간부들을 비롯해 전교조 소속 교사들, 조상 충북교육연대 대표, 허석렬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관계자들 등 교육계 안팎에서 50여명이 찾아와 자리를 빛내주었다.

전교조충북지부 17대 신임 지부장을 맡게 된 박 지부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MB정권 5년은 대한민국 교육사에서 가장 반 교육적인 시대로 기억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이런 반 교육적인 것과 싸우다 충북에서 두 분의 해직 교사가 나왔다. 일제교사, 교원평가 도입으로 학생·교사 간 노동 강도는 더욱 심해지고 경쟁이 강화됐으며 시국선언, 정당후원관련 징계 등 전교조 탄압과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가속화로 학교 현장을 너무도 황폐화시켜버렸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 전교조 충북지부는 지난 10일 산남동 사무실에서 제 16-17대 전교조충북지부장 이·취임식을 가졌다. 제 17대 지부장에 취임한 박옥주 신임 지부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인수위를 거쳐 오는 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 될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교육정책에 관련, 현 정부와 비교해 더 심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12월 당선된 박근혜 후보의 교육공약을 보면 지난 5년과 다를 바 없거나 더욱 심각해 질 것을 예고 한다”며 “입시제도와 학벌사회로 인한 경쟁교육의 폐해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대안이 없는 대중요법적인 교육정책은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 이런 교육정책의 본질은 가진 자들만의 살아남는 승자독식사회를 유지 강화시키고자 하는 기득권세력의 의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부장은 이어 “박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국민을 위해 잘 하겠다고 누차 말하고 있는데, 그가 잘 하는 것보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더욱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신봉하는 ‘불통교육감’이라며 이기용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현 정권의 경쟁 정책 강화의 선봉에 나서고 있는 이기용 교육감으로 인해 충북 교육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학생 교사 학부모가 고통 받고 있다”며 “청소년 자살률 전국 1위가 이를 증명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부장은 그러면서 “하지만 선거기간 동안 만난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경쟁이 아닌 협력교육,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교육공동체를 원하고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며 “새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처럼 단결과 연대를 통한 강고한 투쟁과 실천의 기풍을 이어가며 일제고사, 교원평가, 고입선발고사, 학교평가 등의 경쟁체제를 해체하기 위해 끊임없이 실천을 모색해 갈 것이다. 또한 전교조 본부와 더불어 학벌 사회를 해체하고 학교를 인간다움을 배울 권리를 보장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데 매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학교는 인간다움 배우는 공간”

박 지부장은 또 2년 임기 동안 단체 교섭과 그 밖의 활동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충북도교육청이 일방적으로 해지한 단체협약을 현장조합원의 요구를 담아 체결 할 것”이라고 언급 한 뒤 “고통 받고 있는 현장의 조합원들을 위해 현장 방문을 다니며 분회와 지회를 일구고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다. 또 우리를 돌아보고 다시 서기 위해 인문학 강좌와 연수 등을 활성화 할 것이며 조합원들의 다양한 소모임과 학교 혁신 활동을 지원하여 참교육 실천 활동을 꽃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어려울수록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함께 실천하고 투쟁하자. 서로의 발자국을 포개며 함께 걸어가자”고 전교조충북지부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지부장의 취임사 이후 교육계 안팎에서의 축사 및 격려사도 이어졌다. 조상 충북교육연대 대표는 “마음 편히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어떻게 보면 편히 산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기만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가 세파에 흔들려도 제자리에 꿋꿋이 서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전교조충북지부 새로운 집행부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종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대표도 “전교조가 존재하는 것은 우리 교육 현실에 일이 많기 때문”이라며 “교육에서 전교조의 할 일이 없어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경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교조가 합법화 된 이후 제 9대 초대지부장을 지낸 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는 “양떼 같은 대중, 민중 어떻게 봐야하나 고민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참교육, 참세상을 위해 더욱 전진하자”며 전교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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