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최대규모 방서도시개발, 이달 실시계획 인가 전망
조합장 선출로 내부 분위기 봉합…시공사 선정이 관건

2006년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시절 청주시 상당구 방서동 일원은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시작됐다. 방서도시개발사업은 개발면적 46만 3000여㎡로 도내 최대 규모의 민간 도시개발사업이자, 최근 청산절차를 마무리한 용정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민간 도시개발사업이다.

2007년 지구지정과 조합설립 절차를 마무리한 방서도시개발사업은 당시 빠르면 2009년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초대 조합장이 시행권을 미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조합장 자격을 상실하면서 선장을 잃은 배는 표류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08년 미국發 금융위기로 주택시장마저 얼어붙었다. 방서도시개발사업은 조합이 설립된 지 5년이 흘렀지만 더 이상 진전되는 것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 사진설명-5년째 제자리걸음을 해오던 방서도시개발사업이 최근 실시계획인가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계획인가를 받을 경우 시공사 선정 등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대행사·시공사 선정 코앞
청주시는 지난 19일 방서도시개발사업에 대해 실시계획인가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시 관계자는 “한국전력과 도시가스 두 군데 협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별 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달 말 실시계획인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시계획인가를 받으면 문화재 관련 영향평가 등을 거쳐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어, 재추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 조합원은 “이미 수년째 집수리를 방치하고 있다. 워낙 오래된 집인데, 개발이 진행된다고 하니 함부로 돈을 들여 수리할 수도 없어 임시방편만 하고 지낸다. 이 기회에 빨리 개발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서도시개발사업이 다시 속도를 낸 데는 세종시 호재로 도내 부동산 시장이 잇달아 좋은 성적을 거둔 것과 함께 2년간 중단됐던 동남지구 택지개발이 재개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조합장을 둘러싼 조합원간 갈등이 지난 1월 이만세 조합장 선출 후 일단락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조합장은 “내부적인 정리는 끝났다. 실시계획인가를 받으면 빠른 시일내에 건실한 시행대행사를 선정해 최대한 빨리 사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며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은 섣불리 사업 성공을 전망하기는 무리다. 문화재 등 영향평가와 환지처분 계획 등 굵직한 행정절차와 시공사 선정이라는 난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대로라면 행정절차는 큰 무리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더라도 시공사 선정은 여전히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 조합장은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재개발사업지구와는 환경이 다르다. 대형 시공사 선정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재개발보다 적은 보상비가 장점
방서도시개발사업은 재개발과 달리 개발이후 땅으로 돌려주는 환지방식을 택하고 있고, 주택밀집지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토지보상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다. 방서도시개발조합이 믿는 구석도 이 점이다. 또한 동남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재개됐다는 점도 시공사 선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H공사가 진행하는 동남지구 택지개발사업은 2년 전 시유지 기준으로 토지보상의 86%를 진행하다가 대내외적인 이유로 사업을 중단했다. 중단된 기간동안 보상을 받지 못한 토지주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예정돼 있던 국민임대아파트 건설을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여론때문에 지난 9월, 2년만에 사업을 재개했다.

LH공사 관계자는 “청주권에서는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으로는 동남지구가 마지막이다. 최근 대단위인 율량지구가 순조롭게 분양을 마무리했다는 점도 동남지구 사업을 재개하기로 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방서도시개발지구도 당초 동남지구 택지개발사업에 포함됐지만 주민들의 요구로 제척돼 도시개발법에 의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1만 6393세대를 건설하는 동남지구 내에는 1만 5696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LH공사는 우선 공급이 부족한 국민임대주택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갈 계획이다. 3개 블럭 4024세대가 건설될 국민주택은 46㎡부터 79㎡형으로 2017년 입주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1만여세대에 이르는 분양아파트는 2018년 입주 예정이다.

LH공사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보상을 끝내지 못한 사유지 14%에 대한 토지와 지장물 보상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후로도 문화재 시굴과 지장물 철거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내년 하반기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서도시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동남지구 사업진행과 맞춰나가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런 점에서 제때 시공사를 구할 수 있을지는 사업의 성패와 직결한다.

방서도시개발구역이 시공사 선정과 행정절차 단계를 빠르게 진행한다면 동남지구의 일반분양아파트 분양시기보다도 빠른 시점에 아파트 분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은 반대로 사업성 판단을 통해 시공사가 예상보다 쉽게 구해질 수도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5년간 제자리걸음을 해온 방서도시개발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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