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회, 중학교 1억 5000만원, 고교 4억원 걸고 창단 유도
리틀야구 진학문제·충북야구 경쟁력 강화 위해 야구부 더 있어야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며 리틀야구선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정작 이들 학생 선수들을 수용할 상급학교는 부족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대한야구협회가 아마야구의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초·중·고 야구부 창단에 힘을 쓰고 있지만 도내 야구부 추가 창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야구부 창단표류는 학교 밖에서 야구를 하는 리틀야구 선수들의 바람과 어긋나는 것이며 또한 그들이 본질적으로 갖는 상급학교 진학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한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가 아마야구팀 창단을 위해 지원금을 걸고 창단을 유도하고 있다. 리틀야구계는 지금이 야구팀 추가창단의 적기라고 반기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해 리틀야구 국가대표에 뽑힌 바 있는 유망주 김모선수를 비롯해 3명이 충남 공주중학교로 진학한 바 있고 올해 역시도 도내 야구부가 아닌 다른 지역의 야구부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일선 학교 야구부가 수용할 수 있는 선수규모는 포화에 이르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가 아닌 리틀야구선수가 중학교 야구부에 진학할 경우 차별을 겪는다는 분위기가 팽팽하다.

리틀야구 “창단 시급” 한목소리

도내에서 리틀야구가 활성화된 것은 불과 4~5년 전이다. 이는 서울과 경기도에 비하면 10년 이상 늦다. 경기도 구리시 리틀야구단의 경우 윤희상(SK)과, 오재일(두산)과 동명이인의 두 선수 윤석민(기아, 두산) 등 20대 중후반의 프로선수를 배출해내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매우 늦은 보급이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180여개 리틀야구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100여개에 불과한 초등학교 야구부 숫자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반해 리틀야구단과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을 모두 수용해야하는 중학교 야구부는 90여개 수준이다. 중학교 야구부 선수들의 포화 상태는 전국적으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도내 리틀야구선수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리틀야구 출신과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의 차별이 아니다. 지역 야구협회가 중학교 야구부 창단에 미온적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충북도내 4개 초등학교 야구팀 소속 선수가 예년보다 적어 당분간 중학교 창단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사실관계를 떠나 자녀의 진학문제가 달린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한편 충북은 8개 학교 야구부 모두가 청주시에 집중돼 있어 이 또한 반갑지만은 않은 문제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단체는 한국야구위원회이다. 이에 뿌리가 되는 아마선수들이 소속된 기구는 대한야구협회이다. 이 두 단체가 초·중·고 야구팀의 창단을 거액의 창단지원금을 걸고 아마야구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말 대한야구협회는 ‘초·중·고 창단 추진위원회 지원 계획 안내’이라는 이름의 공문을 각 시도지부 협회장에게 보냈다. 충북야구협회도 관련 공문을 받았음은 당연한 일.

공문에 따르면 창단학교 지원 계획은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야구팀을 창단할 경우 최대 매년 1000만원씩 3년간 지원하고 중학교 팀의 경우 지도자 인건비 2000만원을 포함한 5000만원을 3년간 지원한다. 또한 고등학교 야구부의 경우 첫해 2억원 이듬해 1억원, 세 번째 해에도 1억원을 지원한다. 이 금액에는 지도자 인건비로 감독 8000만원과 코치 3000만원 포함돼 있다. 최대 4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이 주어지는 것이다.

다만 창단 팀의 지도자는 지도 교사 1인과 함께 감독과 코치 각 1명으로 제한해 지원한다. 또한 선수 수는 초등학교의 경우 12명, 중학교는 15명, 고등학교 17명 이상으로 지원 규정을 정했다. 이에 앞서 대한야구협회는 김인식 전 한화감독을 위원장으로 하는 초중고 창단 추진위원회를 지난 4월 출범시킨바 있다.

또한 기존 고교팀 중에서는 운영이 어려운 학교를 우선해 해당 고교팀 지도자에게 연간 2000만원을 내년부터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경주고와 춘천고, 성남서고 등이 해체된 바 있어 기존의 야구부 수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전국에 53개 야구 고교가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실로 맺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경기도는 중학교 3개교와 초등학교 1개교가 창단 돼 지원을 받게 됐으며 최근 수원의 한 고등학교도 야구부창단이 결정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충북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가장 급한 쪽은 리틀야구계다. 박해룡 청주리틀야구 감독은 우선적으로라도 중학교 야구부의 창단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박 감독은 “도내에서 초등학교 야구부 4개와 리틀야구단 8개가 있다. 이에 반해 중학교는 청주중학교와 세광중학교 단 2개뿐이다. 두 야구부는 현재 선수가 40명을 넘어 50명에 이른다. 이에 반해 시합에 뛸 수 선수는 9명뿐”이라며 조속히 중학교 창단이 이뤄져야 함을 주장했다.

이어 박 감독은 “리틀야구는 중학교 1학년 9월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중학교 야구부 선수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현재 도내 상황처럼 학교 야구부가 이를 수용하지 못할 경우 선수들의 진학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야구협회 관계자는 “대한야구협회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충북야구협회도 야구부 추가창단을 위해 도교육청에 뜻을 전달하며 협조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과물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선학교에서 야구부 창단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현재 청주시내 새로 생긴 학교들의 경우 운동장이 작고 협소해 훈련을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상태”라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창수 도교육청 장학사는 “긍정적 검토단계”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장학사는 “리틀야구선수는 야구협회에 등록된 정식선수는 아니다.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에 가야만 선수자격을 얻는다. 매년 우수한 리틀야구선수들이 도내에서 나오고 있으나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타 시도로 진학하는 사례가 왕왕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학사는 “야구협회의 지원이 야구부가 자리 잡는 3년간은 지속된다. 하지만 야구가 초기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혀 야구부 창단의 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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