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Q, Kim

이 코너에서 영화는 다양한 평론방식으로 전개되며 3가지로 구분코자 합니다.
①우와(꼭 보세요라는 의미)②그저 그런(시간되시면 보시라는 뜻) ③그것도 영화냐(절대 보지 마세요)입니다. 물론 주관적인 감정이 내재되는 평이기에 적확하다고는 장담 못합니다.(필자 드림)

▲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 한국 드라마, 시대극 2012.09.13 감독 추창민 출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장광
연산군, 광해군 등 왕의 이름에 君이 붙으면 왠지 부정적인 인식이 든다. 당대 사관이 기록한 자료를 중심으로 수동적, 부분적 해석을 하는 것이 전부인 현실에서 임금광해를 다시 생각하다.

임금광해는 중국의 明淸 교체기에 중립적이고 실리를 취하는 외교를 했고 선혜청과 대동청을 설치하여 세금을 쌀로 통일, 시행하여 지방 토호들에 의한 국가세금의 탈루를 막았고 또한 산간지방에서 전복 등 해산물을 따로 나서 내야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한다.

반면 임해군과 영창대군을 제치고 왕위를 계승함으로 인해 적서와 장자의 전통을 우선시하는 성리학 세상에 反했다는 점도 거론된다. 사실 임금광해는 다른 왕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는 존재를 없앴건만 이러한 것 등이 이유가 되어서 인조반정이 일어나 폐위가 되었고 이 후 종묘에 올린다는 묘호나 신하들이 승하 후에 올린다는 시호 역시 祖와 宗 대신 君인 임금이었는데, 이 임금광해가 대권을 앞둔 요즘, 가슴으로 다가온다.

노산군이 사후 250년이 지난 숙종조에 단종으로 묘호를 가졌다는 점에 비교하면 여전히 광해군으로 남아있는 임금광해에 대한 척박한 평가는 그가 가졌을듯한 반성리, 반사대부적 가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해석에는 당대성이라는 개념이 있어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무엇이라 평가하기에 부족한 면이 없지 않겠으나 분명한 것은 사실로서의 과거와 해석된 과거, 구성된 과거는 다르다는 것이다. 백제왕조의 비운의 왕, 해동증자 의자왕의 군사들이 나당연합군에 패할 당시 부여의 인구가 5만 내외라는데 3000궁녀가 있었다는 것은 공간적으로, 주거환경학적으로 과장되고 왜곡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승자에 의해서 재구성된 혹은 역사의 폭력이라는 것이다.

신라 역시 고려에 의해 포석정의 흐르는 물위에 술잔을 놓고 돌렸다는 비 수리학적 사실이 부정부패의 상징적 행위로 홍보된다. 몇백년 후 요즘을 바라볼 미래 사람들이 수류탄이나 81밀리 박격포탄의 내부 화약을 뺀 폭탄을 이용한 술을 폭탄주라고 하면서 마셨다고 한들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역사에서 진위의 판단 여부는 史官, 집단지성 그 누구도 불가능할듯하다. 인간의 이기심은 진위, 진리 이 모든 것을 부정한다.


특정인의 眞僞여부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작품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 그리고 영화로는 구로자와 아키라의 <가케무샤> 등이 있으며 막장드라마에서도 출생의 비밀, 불치의 병과 함께 주요 소재중의 하나가 이른바 짝퉁논쟁이지만 재미는 있다.

그런데 나를 나라고, 진짜를 진짜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특성, 특징은 무엇인가. 무대 위에 올라갔다가 제대로 된 대사나 연기하나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연출자가 내려오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내려 와야 하는 시한부 인생, 이 한판의 단막극에서 무엇이 나를 나이게 하고 가치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일까. 삶이 그대를 속이면 나 역시 삶을 속이거나 삶은 계란이라고 픽픽되며 가늘게 웃어도 되나?

분명한 것은 임금광해가 짝퉁이던 명품이던 간에 역사의 해석에는 역사적 사료의 왜곡, 이른바 역사적 폭력이 개입된다는 것이다. 역사는 객관적이라고, 史料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믿는 것은 아마도 가스통 들고 시위하는 아저씨뿐일까. 王權과 臣權이 대립하고 왕과 신하가 창업공신처럼 권리와 의무를 나누어 갖았던 株主국가 조선500년을 보면 인간은 객관적이 될 수 없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小北 혹은 大北을 보면 늘 인간은 정치적 혹은 조직적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 서로는 서로에게 병균이다. 역사에서 상호주관성은 환상일 뿐.


조선역사 500년, 임시정부 수립이후 100년, 이 역사 속에서 민초를 위해서 갑옷을 입고 총과 칼을 든 왕, 주석, 대통령이 몇 명이나 될까. 종묘사직을 위해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의주로 피난을 아니면 남한산성으로 가서 스스로 포위되거나 한강대교를 폭파하고 멀찌감치 도망갔다가 돌아와서는 도망못간 사람을 처벌하거나 현직 총리 조카가 과테말라인으로 변해 외국인학교에 자녀입학을 하는 것이 우리의 상류사회 수준이다. 하지만 도망간 사람들을 대신해 사람과 군량미를 모우고 병사들을 독려한 사람이 있고 영문도 모르는 전쟁에서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분들도 많다.

영화에는 배우 류승룡이 도승지 허 균으로 나오고 이병헌이 1인2역의 역할을 하며 우·유·빛·깔 한효주가 중전마마로 나오는데 곱다. 다만 곱고 또 고을뿐이어서, 왼쪽 눈에서만 눈물이 나와서 안타깝다. 해질녁쯤 포구에서 마지막 눈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이 영화에서는 절정이다. 내 삶에서, 내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 마지막 눈인사가 나에게도 절정 즉 찬란한 종말일까? <마파도>,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추창민감독의 작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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