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읍성큰잔치··읍성 한 바퀴 돌며 읍성존재 확인, 발굴현장 관람도
청주직지축제(로고)··· 과거의 직지에서 책으로 연결한 ‘책들의 만찬’ 이벤트

9월에는 청주에서 두 개의 축제가 열린다. 청주읍성큰잔치와 청주직지축제. 읍성큰잔치(9.6~9. 청주읍성과 성안길 일원)의 주제는 ‘시민, 역사를 꽃피우다’. 올해는 특히 청주성탈환 420주년을 맞는 임진년이다. 청주성은 1592년 조선을 침략한 왜군에 의해 함락됐다. 그러자 조헌의 의병과 영규대사의 승병, 박춘무의 청주의병 등은 힘을 합쳐 왜군에게 함락됐던 청주성을 다시 찾았다. 이것이 청주성 탈환이다. 이는 임진왜란 육전 최초의 승전보였다. 이 때가 임진년, 음력으로 8월 1일 이었고 양력으로는 9월 6일 이었다. 그래서 청주성 탈환축제는 6일을 전후한 주말에 열린다.

청주문화재단 측은 “임진왜란 당시의 승전 정신을 계승 발전하고 읍성 발굴·복원과 원도심 활력화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의 목표 아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으로는 읍성 한 바퀴 돌기, 청주성탈환 재현행사, 읍성알기 역사체험극 ‘아 망선루’, 차없는 도로 토요예술난장이 있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프로그램으로는 토요예술난장과 읍성발굴현장 관람, 청주장날장똘뱅이 로드쇼, 성안길 100년의 풍경사진전등이 있다.

청주시는 지난해부터 이름을 읍성큰잔치로 바꾸고 예총·민예총이 합심해 행사를 진행토록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읍성의 존재를 알리면서 재미있게 역사공부를 할 수 있게 한 점은 성과이나 읍성돌기 때 아무 프로그램 없이 걷기에만 치중한 점, 읍성복원에 대한 학술행사 하나 없었던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읍성돌기는 참신한 행사였으나 아무 볼거리가 없어 재미가 없었고 중앙공원에 도착해서는 1시간 이상 경품추첨에 매달려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또 역사에 길이 남을 읍성 발굴 및 복원사업을 하면서 학술세미나 같은 진지한 행사를 기획하지 않은 것도 불만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올해는 이 점을 어떻게 해소할지 궁금하다.

▲ 청주시는 지난해부터 축제 이름을 '청주읍성큰잔치'로 바꾸고, 읍성돌기와 성탈환 재현행사(사진) 등을 해오고 있다.

강익중·이상봉 씨 서재 엿보자
한편 직지축제(9.18~23.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예술의전당 일원)의 주제는 ‘1377 창조의 빛’이다. 행사의 핵심은 ‘책들의 만찬’. 과거 금속활자 인쇄술을 오늘의 책으로 연결시켜 책에 관한 이벤트를 여는 것이다. 책들의 만찬에 나온 메뉴는 내 인생의 책 한권, 지식인의 서재, 역사속으로, 디지털 북세상, 작은도서관 만들어주기, 매일매일 이벤트 등이다.

‘내 인생의 책 한 권’이라고 해서 시민들이 기증한 총 1377권의 책은 ‘책들의 만찬’ 전시장에 특별전시 된다. 여기 참여하는 시민들은 ‘지식나눔콘서트’에 초대된다. 이 책들은 나중에 청주지역 작은도서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직지의날행사추진위는 “오는 9월 15일까지 고인쇄박물관·직지축제 사무국·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접수를 받는다. 기부하는 책속의 문장 일부를 자필로 적어 책과 함께 보내주면 된다”고 말했다. SK 하이닉스는 직원들을 상대로 1만권 기증운동을 벌여 여기서 얻은 책을 추진위에 기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인의 서재 코너에서는 충북과 인연이 있는 문화예술가 10여명의 서재를 선보인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와 한글을 주제로 옷을 짓는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씨 등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역사속으로 코너에서는 조선시대 학자의 방을 볼 수 있다. 매일매일 이벤트에서는 인문학캠프, 지식나눔콘서트, 북카페를 선보인다.

▲ '책들의 만찬' 코너(사진)에서는 지식인의 서재, 북카페, 조선시대 학자의 서재 등을 볼 수 있다.

또 이벤트 프로그램으로 ‘가을의 노래, 조이 콘서트’가 있다. 행사기간 동안 날마다 고인쇄박물관 특설무대에서는 가수와 시인의 시노래, 시립예술단과 지역 공연팀의 공연이 펼쳐진다. 아울러 체험행사로는 고인쇄 문화체험과 유럽인쇄 문화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이 코너에서는 금속활자 제조와 각자·배첩·한지체험 등 책을 만들기 위한 전과정에서 장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유럽의 인쇄문화와 우리 문화를 비교할 수도 있다.

직지축제는 지난 2003년부터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과 번갈아 격년제로 열린다. 전에는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9월 4일 직지의 날에 개최됐으나 너무 더워 9월 18일로 옮겼다. 문제는 적은 예산. 올해 직지축제 예산은 5억원에 불과하다.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산이 7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직지축제 예산은 너무 빈약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지축제는 지금까지 뒷자리로 밀려나 시민들의 이목을 잡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예산이 뒷받침이 안됐고, 프로그램이 흥미있는 게 없었다. 올해 시험무대에 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시민들에게 재미와 유익함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직지축제를 한층 격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직지의 도시 청주의 자존심에 걸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홍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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