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한글·초정리광천수와 관련하여

더욱이 국가와 지역의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의 경우 자기의 업무분야에 관한 사려 깊은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한 지역을 경영하며 발전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그 지역의 공직자들이 지역의 역사에 대한 의식이 없거나 역사와 문화자원을 도외시 또는 방치한다면 그 지역은 지역성과 정체성이 없는 무의미한 고장으로서 주민들도 자기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충북의 역사·문화자원을 재조명하고 공직자부터 미래에 대한 비전과 열정으로 자원의 철저한 보전과 함께 미래를 향한 선양(宣揚)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세종대왕과 초정리광천수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역사적 의미를 확실히 정립하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충북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필자는 문화관광부의 지원의사를 직접 확인한 바도 있다.
초정리 탄산약수의 수질은 1980년 10월 (주)일화에서 미국식품의약관리국(FDA)에 검사 의뢰하여 합격 판정되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샤스타광천, 영국의 나포리나스광천과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인정되고 있다. (한글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조선왕조 세종실록에는 세종대왕이 1444년(세종26년) 2월28일 왕후와 세자, 성삼문 등 신하와 상궁, 호위군사 등 50여명(의전관례에는 500명수행이나 왕명으로 축소)과 궁을 떠나 3월 2일 초수리(椒水里, 현 초정리)에 도착, 5월 3일까지, 2차는 동년 윤 7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합계 117일간을 초정리 행궁에서 안질을 치료하며 정무도 수행하였음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세종대왕은 요양 중에도 극심한 안질을 무릅쓰고 훈민정음 창제에 몰입하여 끝내 완성한 초인적 인고의 현장이 초정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박종화 저 <세종대왕> 훈민정음 편,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의 훈민정음 반대 상소문 참조)
훈민정음(한글)은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을 비롯해 세계의 음성·언어·문자 학계에서 세계 최고의 문자로서 인정되고 있으며, 유네스코는 1989년에 인류의 문맹률을 낮추는데 기여한 단체나 개인을 시상하는 ‘세종대왕상’을 제정하였고, 1997년에는 훈민정음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또한 1997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는 “한글을 세계 공통어로 쓰자”는 열띤 토론도 있었다.
오늘날 한국이 IT산업의 강국이 되고 국민의 교육 및 지식 수준이 선진국에 도달한 것은 세종대왕과 한글 때문인 것을 세계는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종대왕이 병마에 시달리면서 홀로 훈민정음 창제의 작업을 완성한 역사적 현장이 행궁 복원은 차치하고 표지석 하나 없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무엇이라 설명 할 수 있겠는가.
세종대왕은 초정리 요양 중에 훈민정음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토지제도의 개정, 대마도 사절 접견 등 정무를 살피고 초정리와 인근 주민들의 민생에도 극진한 염려와 배려를 하였다.
세종대왕의 두 차례 행차와 관련하여 초정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로는 첫째 세종대왕의 애민(愛民)정신과 혼이 깃든 곳이며 둘째 국민을 위한 지도자의 참 모습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이고 셋째 인류역사상 가장 훌륭한 문자 「한글」이 완성된 곳이며 넷째 초정행궁은 주요 국정 업무를 수행했던 역사적인 곳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경기도 양평군은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하여 124억을 투입해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을 조성하였고, 전남 장성군은 ‘홍길동 테마파크(관광마을)’를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한 예를 보면서 역사에 소상히 기록된 세종대왕의 행적과 훈민정음(한글)의 탄생지이며 세계 3대 광천수의 하나인 초정 약수마을에 대한 종합적인 개발 및 보전사업이 이루어져야 하며 환경파괴, 토지가 인상 등을 감안하여 시급히 사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초정지역의 개발 및 보전 계획에는 다음 사업들이 우선 고려되었으면 한다.
① 세종대왕 행궁 복원 - 행궁지에 관해서는 사료에 정확한 기록이 있음에도 몇 사람이 주장하는 불확실한 구전(口傳)과 불명확한 자료에 매여 사업을 기피해온 행정이 문제이다.
② 세계문자 박물관 건립 - 한글관과 세계문자관 건립
③ 세종박물관 건립
④ 한글·한국어 교육관(해외파견 강사 및 외국인 강사 교육)
⑤ 세계 3대 광천수(초정약수) 수질보전 및 개발
- 초정약수를 문화재 보호법에 의거 국가지정 천연 기념물로 보호해야 한다. (강원도 양양의 오색약수는 국가의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⑥ 1989년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종대왕상>을 시행하지 않고 있으므로 유네스코와 청주·청원 통합시 또는 충청북도가 협력하여 청주에서 시상하도록 추진 - 이는 필자가 청주시장 재직시 2001년에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였고 연관 사업으로 <직지상>을 제안하여 세계기록유산 보존에 공이 있는 기관·단체 및 개인을 시상하는 방안도 유네스코와 원칙적인 합의가 되었으나 유네스코가 재정상의 어려움을 제기하므로 청주시가 시상금 3만달러를 담당하기로 하고, 격년제로 청주에서 청주시장과 유네스코가 공동시상을 하고 있는 특수한 선례를 참고 할 필요가 있다.
세종대왕상에 3만달러 투자하는 것은 지역과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