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채용 도우미 활용 향토역사 배우고 느끼고

문화유적지를 답사하는 여행이 이제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답사기’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이후 놀고 먹자식 여행풍토가 느끼고 보고 배운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랜드에 발맞춰 진천군이 역사, 문화현장 도우미제를 운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변화의 바람을 일찌감치 읽어내고, 이에 대처하여 얻어낸 소득인 셈이다. 이름 하여 관광안내 해설사제도. 길상사와 향토문화전시관에 배치된 이들은 요청이 있을 경우 현장에서 진천의 숨겨진 역사를 소상하게 알려준다.

고리타분한 답사 이젠 끝
답사라는 이름에는 어찌 보면 학술적인 냄새가 물씬 배여 있다. 그리고 고리타분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도 대학가에서 주류를 이루던 답사가 최근 동호회, 단체 등 일반 사회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이다. 사람들이 답사여행에 빠져드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의 여행에 식상했다는 반증이다. 관광지를 둘러보고 기념사진이나 찍고 난 뒤에는 먹고 마시는 것이 전부인 여행이 더 이상 싫어진 것은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게다가 답사여행은 ‘우리 것’을 제대로 알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니 금상첨화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답사는 그냥 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자연과 달리 문화유산은 체계적인 학습 없이는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사람들은 대개 문화유산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지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이를 위해 시간을 쏟을 여유도 없다. 홀로답사가 어려운 것은 이 같은 이유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른 곳은 몰라도 진천의 역사, 그 문화유산을 느껴보려는 마음만 있다면 행정기관으로 전화 한 통화만하면 가능하다.
진천군 문화체육과에서는 전문가로 구성된 수준 높은 문화유적 안내 도우미제를 운영한다.
박사학위를 준비 중인 이윤석 문화재전문위원(41)를 비롯 전문 가이드로 구성된 해설사들이 겉치레 답사가 아닌 실속 있는 답사를 제공하는 보증수표들이다. 이들과 함께 천년의 신비가 깃든 농다리를 시작으로 배티성지,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유허지, 보연산 산자락에 위치한 보탑사와 보물 백비를 돌아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선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특히 오염되지 않은 연곡계곡을 따라가며 만나는 초여름의 자연은 도시의 찌든 때를 씻겨주기에 충분하다. 이밖에도 가사문학의 태두인 정철선생의 사당인 송강정사, 김유신 장군의 사당인 길상사도 진천에 들러 건너뛸 수 없는 견학코스다.

군수도 직접 지역문화유적 홍보
지난 25일 진천, 음성지역을 답사 여행한 전교조 중등국어교사모임 교사들은 이날 행사가 매우 뜻 깊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교사(청주 율량중)는 “매년 한 두 차례 문인들의 생가나 유적 위주로 답사를 떠나는데 그동안 한껏 기대를 하고 갔다 실망만 안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 답사는 전문가들의 성의 있는 설명으로 뭔가 채우고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보탑사에서 김경회 진천군수가 직접 진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이런 게 지방자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료 마인드가 아닌 역사 문화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행정수장이라는 게 인상 깊었다”고 덧붙인다. 이처럼 소규모 모임에도 행정기관 수장이 직접 나서 지역의 역사를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점이 진천 문화유적 도우미제가 좋은 평가를 받는 한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세계 태권도 화랑문화축제를 위해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진천이 왜 화랑의 성지인갚를 알리는데 이들의 역할을 남다르다. 이윤석 문화재전문위원은 “예전에는 유원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문화유적 등 우리 것을 바로 알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진천을 찾는 내외국인들에게 지역의 역사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중국어 전문 해설사도 배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거진천의 문화유적을 좋은 안내자와 함께 하며 배우고, 느끼고 싶다면 언제든 진천군청을 노크하시라.
문화, 역사에 관한 한 진천군청의 문턱은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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