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예총 ‘당당한 청소년, 희망의 인문학’ 청주YWCA ‘키다리 인문학교’ 개설

작가 이지성 씨는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책으로 인문고전 읽기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만일 인문고전을 집필한 위대한 천재들이 우리나라 학교제도를 보면 뭐라고 할까. 십중팔구 학생의 두뇌를 죽이는, 창조성을 말살하는, 하루빨리 개혁해야 할 무엇이라고 말할 것이다. 새로운 두뇌를 갖고 싶다면 지금부터 인문고전을 읽어라. 위대한 고전을 집필한 인류의 스승들과 만나 깊은 정신적 대화를 하라”고 주장한다.

▲ 청주YWCA 키다리인문학교 개강식에 참석한 청소년과 학부모들.

여름방학을 맞이해 청소년 인문학이 뜨고 있다. 인문고전 읽기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인문학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 하다. 인문학은 성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더 필요하다. 충북민예총은 2012년 충북 문화예술경영아카데미 주제로 ‘당당한 청소년, 희망의 인문학’을 잡았다. 그리고 청주YWCA는 ‘키다리 인문학교실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역시 청소년 인문학교실을 진행한다. 또 충북교육발전소도 특별한 인문학강좌를 탄생시키기 위해 뜨거운 여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충북민예총은 “인문학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손길이다. 그동안 지역문화 예술공간을 이끌고 갈 문화기획자와 문화관련 종사자들을 위해 해오던 문화예술경영아카데미를 이번에는 청소년과 학부모 대상 인문학강좌로 꾸려보려 한다. 청소년들에게는 세상읽기와 진로모색이라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좌는 오는 8월 7일~10월 23일 오후 7~9시, 장소 흥덕문화의 집. 첫 강의 전까지 접수를 받는다. 수강료 개인 2만원, 가족 2인 3만원.

아래 강의 일정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다. 시인이며 여행가인 이용한 씨는 주제를 ‘나도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고 흥미롭게 정했다. 그는 티벳·몽골·라오스·벨기에·캐나다 등지에서 찍은 기막힌 사진과 여행을 통한 글쓰기에 대해 강의한다. 그리고 이재성 서울여대 교수는 글쓰기를 쉽게 하는 법에 대해 얘기한다. 논술시험이 아니어도 삶의 글쓰기는 정말 필요하다.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기술만 발달했지 사색하고 글 쓰는 것은 싫어한다. 그러나 글쓰기야 말로 참다운 공부다. ‘4천만의 국어책’ 저자는 몸으로 체험한 느낌들을 자신의 생각으로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를 알려준다.

대중문화평론가 서정민갑 씨는 음악운동단체에서 일하며 음악 글쓰기를 해온 사람. 2005년에 광명음악밸리축제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2009~2010년에 펜타포트 페스티벌 평가연구를 해왔다. ‘권해효와 몽당연필’콘서트 등 공연기획 연출을 하고 있다. 대중문화의 홍수속에 사는 청소년들이 이 문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강의한다. 그는 대중스타와 그 화려함에 열광하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본질을 똑바로 볼 것을 제안한다.

키다리인문학 주제는 ‘나’

이 대표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에서 문화기획자로 출발해 록밴드 자우림을 발굴하고 서울 대학로에서 중형 공연장까지 운영했던 사람. 뛰어난 상상력으로 문화기획을 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평범했던 평창읍이 이 사람으로 인해 음악밴드와 동호회가 넘쳐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청소년들에게 ‘나의 꿈을 따라 산다는 것’을 강의한다.

한편 충북교육발전소는 8월 20일~9월 24일 매주 월요일 6번의 강의와 졸업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대상으로 삼는 청소년은 학교를 벗어난 탈학교 청소년들이다. 영화·음악·문학·철학·미술·생태·여행 등에 관한 재미있고 신나는 프로그램을 지금 기획하고 있다.

정확한 프로그램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 충북교육발전소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지역의 교육·문화예술·사회복지·여성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토론한 뒤 주제를 좁혀 결론을 이끌어내는 식으로 운영한다. 충북민예총 ☏ 043)256-6471, 청주YWCA ☏ 043)265-3702

또 중국고대철학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 씨의 ‘인문학적으로 책 읽는 방법’ 강의도 있다. 전국 인문학강의 단골 강사인 강 씨는 여간해 만나기 힘들 정도로 바쁜 사람. ‘철학이 필요한 시간’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등의 책을 펴냈다. 인문학을 왜 읽어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듣게 된다면 숱한 인생의 선배들이 왜 책읽기를 강권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청주YWCA 인문학은 중3~고1 대상 프로그램으로 특강과 모임, 캠프, 졸업여행이 마련돼 있다. 참가비 5만원, 비회원 5만5000원. 청주YWCA는 “올해와 내년 YWCA 중점운동의 하나가 청년리더십 함양이다. 그래서 우리지역에서는 인문학적 감수성을 찾고자 올해부터 2016년까지 5개년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주제도 각각 다르다. 올해는 ‘나’, 내년에 ‘친구’ 2014년에 ‘지역사회’ 2015년 ‘국가’ 2016년 ‘세계’로 점점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접수결과 이 강의에는 총 32명이 신청서를 냈다. 12월과 1월 강의는 강사와 상의해 정확한 시간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졸업여행은 수강생들이 날짜와 장소,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할 예정. 예산을 주면 그 범위내에서 여행계획을 짜는 색다른 이벤트다.

이 중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강의가 눈에 띈다. 이 대표는 지난 99년 강원도 평창군 평창초 노산분교를 개조해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1층에는 노산분교 박물관·감자꽃 책다방·이종욱 키친·교무실이 있고, 2층에는 이곡리극장과 숙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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