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1주년 맞은 청남대, 1일 평균 3807명 입장
대통령별장 이미지 퇴색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마스터플랜 필요

청남대가 지난 18일로 개방 1주년을 맞았다. 대통령 별장으로 한 사람의 통치자만을 위해 존재했던 청남대는 20년만에 완전 개방됐다.

'꽃필 때 돌려주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 청남대가 지난해 4월 문을 열자 호기심에 들뜬 관람객들은 너도 나도 찾아와 잘 가꿔진 자연에 환호했다. 그래서 관광객이 몰려 당시 접수받던 인터넷이 마비될 정도였다.

실제 청남대는 55만평의 널따란 대지에 졸망제비꽃·매발톱·금낭화·사랑초 등의 야생화가 자라고 본관, 초가정, 양어장, 산책로, 골프장 등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진입로 또한 대청호의 시원한 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입장료 수입 22억원 올려

청남대는 1단계 무료개방을 거쳐 지난해 8월 16일부터 유료로 전환됐다. 개방전부터 자칫 ‘돈먹는 하마’가 돼서 충북도의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현재 웬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중기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4월 15일 현재 83만1241명이 방문, 하루 평균 3807명이 찾아왔고 입장료 수입도 22억6100만원을 벌여 들여 괜찮은 편이다. 또 건물은 무상이고 토지가가 29억2500만원이었는데 국가에서 특별교부세 30억원과 기타 명목의 돈을 받아 오히려 충북도는 7억원이라는 수입이 생겼다”며 “오랫동안 개발이 침체됐던 문의면 주변지역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청남대는 대통령별장이라는 상징성과 수려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를 비롯해 청원스파텔, 상수허브랜드 등과 문의 인근의 음식점 수입도 늘어나고 표고버섯·포도·딸기같은 문의 특산품 매출도 증가했다고 내다봤다.

곽연창 충북도 문화관광국장도 “8개월 동안 22억원의 입장료 수입을 기록했다는 것은 상당히 많이 왔다는 것이다. 돈보다 사람들이 그 만큼 충북을 많이 찾았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다. 문의 경제도 활성화됐고 땅값도 올랐다고 한다”며 “삼성에버랜드와 청주대 산업경영연구소에서 공동 연구하고 있는 청남대 중장기발전방안이 나오면 상수도보호구역을 감안해 마스터플랜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청남대 2단계 유료개방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편의시설 확충 부분. 청남대관리사업소측은 매표소 전산발권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람객 버스 승차대 및 관람로 안내봉 설치, 화장실 증설, 야외용 의자와 휠체어·유모차 비치, 급수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개방 직후 관광객들의 가장 큰 불만이 쉴 곳이 없고, 화장실이 부족하며 급수대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 문제는 비교적 원만하게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2∼3년 후가 문제

그동안 이 곳에서는 청주시립국악단 ‘찾아가는 무대예술공연’, 사진전, 청주시립무용단 공연, 가을 야생화 전시회, 대청호반작가 초대전, 초가정 이엉잇기 및 새끼꼬기 행사를 열었고 개방 1주년에 맞춰 청남대 사계 사진전, 야생화 전시회, 캐릭터쇼, 난계국악단 및 청주시립국악단 공연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전국체전 기간 중에도 상설무대를 만들어 놓고 도내 시·군 예술단 공연이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청남대가 남쪽지방 사람들이 서울에서 개최되는 단체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다 가다 들르는 곳이 되었다. 관광회사에서 다른 관광지와 함께 청남대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한 것도 관광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청주지역 사회단체에서는 개방 1주년을 맞아 전체적인 면을 점검해 볼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실제 철도청에서 운영하는 열차관광 코스에 청남대가 포함, 앞으로 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관리사업소측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별장이라는 고유 브랜드가 잊혀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것도 개방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이다. 정삼철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이다. “앞으로 2∼3년간은 그런대로 사람들이 찾아오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신행정수도가 충북으로 온다면 청남대가 중심이 되고, 그 주변에서 행정수도 배후 위락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문의문화재단지도 협소한데다, 문의는 개발제한구역이 많아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과제다. 더욱이 신행정수도가 오면 제2의 민속촌처럼 한국의 문화를 보여줄 만한 관광지가 필요할 것이다.”

이어 그는 꾸준히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기 위해 일정기간 이벤트축제를 벌이는 방안이 있다고 제안했다. 이것도 청남대의 특성을 살려 국민대통령선발대회라든가 대통령을 패러디한 각종 행사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특히 청남대중장기발전계획은 지역의 시스템이나 메카니즘을 잘 읽어 현실에 맞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관광객은 “조경에 큰 기대를 걸고 왔는데 실망했다. 잣나무가 너무 많고 수종이 다양하지 않다”고 말해 이런 부분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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