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경찰, 외상도 없어 … 유족에 사본 전달
또 새누리당 정우택의원의 성추문 관련 비방글을 올린 야후 블로그 개설자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 경찰의 향후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유서발견, 자살에 무게
평소 하루 3~4차례 김 전 이사장과 통화를 하던 유족들은 갑자기 통화가 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홍콩으로 건너간 뒤 현지 경찰과 함께 김 전 이사장이 숨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김 전 이사장이 "1주일전부터 심장 등 몸이 좋지 않았다"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주장해 자살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의 방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몸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데다 김 전 이사장의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현지 경찰은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이 김 전 이사장의 방에서 유서를 발견한 뒤 사본을 가족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야후 블로그 개설자 밝혀지나
새누리당 정우택의원측은 지난 3월 인터넷 야후 블로그 '크라임투길티(crime2guilty)'에 "정우택 후보가 충북지사 재직 시절 제주도에서 경제 관련 단체 회원들로부터 골프 접대와 성상납을 받았다"는 내용의 비방글이 실리자 유포자를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문제의 글에 대해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김 전 이사장의 페이스북 계정에 문제의 블로그가 연동된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4월 김 전 이사장을 소환해 1차 조사를 벌였다. 김 전 이사장은 '해킹당했다'고 주장하며 1차 조사를 마친 후 해외로 출국, 홍콩에서 체류하다 숨졌다.
이런 가운데 문제의 야후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수사를 진행하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이 이모씨(43)가 해당 야후 블로그에 8차례나 김 회장을 협박하는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는 김 회장에게 명의를 빌려줘 저축은행으로부터 160억원을 대출받게 해준 뒤 이를 빌미로 김회장을 협박, 김 회장으로부터 3억8000만원을 받아낸 혐의(공갈)로 구속됐다.
이에 경찰은 검찰의 협조를 받아 이씨가 실제 '크라임투길티'의 개설자인지 여부와 정 의원 관련 글 작성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한 이씨와 김 전 이사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이사장이 지난 4월 받았던 경찰조사에서 "페이스북이 해킹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페이스북이 해킹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씨가 문제의 블로그 개설자인지, 정 의원 관련글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 협조를 받아 조만간 이씨에 대해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