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씨 사인 논란, 홍콩 경찰 자살 무게 유가족 '심장이상'
김 전 이사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면 가족들과 떨어져 3개월 이상 외국에서 생활하며 경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이 건강에도 치명타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올초까지 서원학원 관선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새재단 영입 과정에서 겪었을 스트레스도 어느정도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3월 중순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우택(청주 상당)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성상납 의혹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충북지방경찰청의 수사를 받아왔다.
정우택 의원 측은 지난 3월 한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에 "정우택 후보가 충북지사 재직시절인 2007년 제주도에서 경제 관련 단체 회원들로부터 골프접대와 성상납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자 유포자를 처벌해 달라고 수사의뢰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김 전 이사장의 페이스북 계정에 문제의 블로그가 연동된 사실을 발견하고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그는 "자신의 SNS가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1차 조사를 마친 뒤 3월 27일 해외로 출국, 홍콩에 머물러왔다.
경찰은 그가 추가 소환에 불응하자 지난 4월23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김씨의 변호사를 통해 귀국을 종용해 왔다.
이에 앞서 김 전 이사장은 20여년 분규를 겪었던 서원학원 관선 이사장으로 2년여 활동하며 새재단 영입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김 전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새재단 영입 1순위인 현대백화점 그룹을 영입하려고 공들였지만 영입 철회를 결정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김 전 이사장이 1주일전부터 심장 등 몸이 좋지 않았다"며 "자살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이 아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고향인 청원지역에서 공천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고, 엎친데 덮친 겪으로 정우택 의원 사건과 관련된 심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전 이사장은 지난해 말 서원학원 새재단 영입이 어느정도 가시화되면서 지방선거 출마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예상 달리 공천 탈락과 같은 당 소속 정우택 의원 건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등 귀국할수도 타지에 머물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한 점이 심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한편 서원학원과 서원대학교는 김 전 이사장의 사망과 관련해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서원학원 손용기 이사장은 "김 전 이사장님은 서원학원 정상화에 큰 공로를 세우신 분인데 이런 비보에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현재 서원학원이 안정속에 제2창학을 추진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김병일 전 이사장님의 노력과 헌신에 의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서원대 손석민 총장은 "김 전 이사장님의 탁월한 추진력으로 서원학원 정상화가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뛰어난 행정가이자 큰 정치인을 잃은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장은 2009년 12월부터 올 3월말까지 서원학원 임시 이사장을 맡아 학원정상화를 추진, 20년만에 정상적인 법인을 출범시키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