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판단지수 -2.02 '매우위험' 단계 제천 식수난

전국적으로 때아닌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충청지역도 34년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농민들은 언제 비가 내려 해갈이 될 수 있을지 답답한 심정이다.

대전지방기상청과 청주기상대 등에 따르면 충청지역의 가뭄판단지수는 -2.02를 기록하며, 이미 '가뭄' 단계를 넘어 '매우위험' 단계로 진입했다. '매우위험' 단계는 작물손실, 광범위한 물 부족 및 제한이 우려되는 단계다.

특히 충남지역의 경우 농업용수는 이미 고갈돼 논과 밭작물은 타들어가 고사 위기에 놓여 있고 공장에서도 공업용수 부족으로 생산라인 가동이 위협을 받고 있다

또 서산, 예산, 홍성 등 3개 시군 6개 지역 266세대는 식수 고갈로 제한급수 또는 격일제로 식수 공급을 받는 등 주민들이 물줄기를 찾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충북지역 역시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제천지역 주민 80여세대가 식수난을 겪고 있다. 청풍·덕산면 일대 4개 마을이 특히 심하다. 이곳은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청풍호'의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하고도 지대가 낮아 수시로 비상급수를 지원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최악의 가뭄은 고온건조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더위가 일찍 나타나고 저기압 통과가 적어 강수량이 평년보다 낮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기준 충북지역 강수량은 71.1로 평년 강수량(160) 47%수준에 머물렀다. 이날 오후 늦게 반짝 소나기가 내리긴 했지만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낮 최고 평균기온도 크게 올랐다. 지난 5월 낮 최고 평균기온은 26.1로 평년(24.4)보다 1.7 높게 나타났다. 6월도 20일 현재까지만 해도 평년(27.9)보다 1.1 높은 29를 기록해 뜨거운 6월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이어지는 폭염에도 비가 내리지 않음에 따라 부화율이 높아진 병해충까지 극성을 부려 가뭄으로 고생하는 농가에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강수량이 적은 단양, 진천, 영동 등에는 검은별무늬병(흑성병)이 지난해보다 25% 늘었는가 하면 해마다 농작물에 피해를 줬던 꽃매미도 지난해보다 이른 부화를 하면서 농가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충청지방에 이달말까지 비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남부지방의 경우 이달 하순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가뭄이 해소될 전망이지만 충청지역은 장마 시작일이 평년(6월 24~25일)에 비해 5일~10일 정도 늦은 7월 초순께나 될 것으로 보여 가뭄이 적어도 6월 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기상청에선 7월 상순 강수량이 평년(80~93)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해 7월들어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가뭄은 해갈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월까지도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농작물의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과 8월에는 농산물 가격 폭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달말 남부지방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이지만 충청지역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오는 곳은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비오는 날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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