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민 ‘까마종’ 대표···“올해, 나 만의 작품 만들고 전시회 하고 싶었다”

외국에 나갈 때 선물로 가져가기 딱 좋은 게 있다. 바로 송재민 ‘까마종’ 대표의 직지 스카프와 직지 넥타이다. 직지를 형상화해서 잔잔한 무늬를 넣은 것부터 크고 대범한 무늬까지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다. 그 기저에는 우리 전통문화 이미지가 깔려 있어 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의 문화를 보여준다는 자부심까지 든다. 청주사람들 중에도 웬만하면 이 스카프와 넥타이 한 개 쯤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상품이 됐다.
송 대표는 스카프와 넥타이로 유명해진 사람. 청주대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하고 지난 2001년 충북중소기업지원센터 사무실 한 칸에서 창업해 지금은 충북의 여성경제인으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도 승승장구해 연 매출 7~8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흥업백화점·한국공예관·충북도청내 중소기업지원센터·서울 인사동·강원 남이섬·인천공항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등지에 그가 만든 상품들이 들어가 있다.
지금 청주 한국공예관에서는 ‘섬유, 자유를 꿈꾸다’(5월 16일~6월 3일)라는 이름으로 송 대표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공예관에서는 올해 충북작가 초대전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송 대표를 세웠다. 여기서는 ‘직지’를 넘어선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송 대표는 “창업한지 10년 되면 ‘까마종’만의 작품을 만들어 패턴화하고, 순수작품으로 개인전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그것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버버리’만의 고유한 무늬가 있듯이 ‘까마종’만의 그것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냈다. 한국의 민화를 현대화한 무늬에 옻염색과 자개를 가미한 그 것이다.
송 대표가 주종목을 스카프로 삼은 것은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한국적인 것에서 소재를 찾았다. 그래서 이름도 ‘까마종’이라고 지었다는 것. 원래는 ‘까마중’이다. 우리나라와 온대·열대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가지과의 한해살이풀을 말한다. 열매는 둥글고 작지만 검게 완전히 익으면 단맛이 난다고 한다. 송 대표는 “어릴 때 많이 봤던 그 열매를 생각했다. 내가 만든 이 제품들이 어느 곳에나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등 ‘까마종’ 제품이 대중화 되기까지는 많은 고생을 했다.

문광부로부터 명품 인증
그가 창업한 뒤 회사를 알리기 위해 개발한 것은 직지상품. “청주의 대표상품이 뭘까 고민하다 직지가 눈에 딱 들어왔다. 직지 스카프와 넥타이 등을 만들어 한국공예관에 입점했다. 그랬더니 입소문이 났고 외국 손님들에게서도 인기를 끌게 됐다. 외국박람회에 나가서는 스스로 직지를 홍보했다. 직지는 바라보기만 하면 유물인데 이렇게 상품화하면 소통의 매개체가 된다.”
송 대표는 섬유예술을 전공한 작가였으나 상품을 만든다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고 이를 악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 강의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상품개발에만 매달렸다고. 아마 그를 키운 것은 자존심 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그는 박람회와 공모전에 열심히 참가했다. “그동안 국내외의 수많은 박람회·공모전에 나갔다. 박람회는 시장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공모전은 준비하면서 상품을 개발하는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됐다. 특히 공모전에 나가면 내 작품이라는 것을 공표하게 돼 좋은 점이 있다. 디자인 표절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대한민국 공예대전 국무총리상·전국관광기념품공모전 국무총리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개인전은 올해까지 5회, 그룹전은 다수 참여했다. 올해는 옻염색을 한 뒤 자개를 붙이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는 “10년 뒤에는 ‘까마종’을 브랜드화하고, 다시 10년 뒤에는 외국으로 진출해 명품샵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는 야무진 계획을 들려줬다. 이미 2008년에는 문광부로부터 ‘명품’ 인증을 받고 현재까지 등록된 디자인만 7개, 올해 5개를 더하려고 출원 준비중이라니 이 꿈도 현실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