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강희 충청리뷰 편집위원

총선이 끝난 뒤 공모업무를 진행했으나 유력한 후보였던 모 씨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일이 더 미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위원회는 결정을 유보한 뒤 다시 검증소위원회를 구성했다. 거기서 하나 하나 검증을 다시 해 변 교수로 확정했다. 이 번에 이시종 지사의 스타일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식 말이다. 김영환 전 여성정책과장이 다른 과로 간 게 지난해 12월이었다. 과장 자리를 이렇게 오랜 기간 비워둔 것이다. 당연히 말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허경재 총무과장은 “여성정책관 언제 뽑느냐”는 질문을 질릴 정도로 받았다. 아무리 심사숙고하는 것도 좋지만, 자리를 이렇게 오래 비워두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 이기를 바란다.
한 때 지역내에서는 지역인사를 임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지역을 잘 알고 지역사람들과 소통이 잘 된다는 점에서 두 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서울사람이 됐다. 지역인사면서 여성정책관으로 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유력한 후보였던 모 씨에 대해서는 여성단체 대표로 활동했던 당시 문제가 있었다는 여론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지역사람을 임용해야 한다는 것은 21세기에 우리끼리만 살자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일각에서는 외지인이 됐다고 반발하고 있으나 어느 지역 출신인가 보다는 능력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변혜정 임용예정자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정통으로 여성학을 공부했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연구소장, 한국여성학회 연구위원, 국가인권위 성차별 조정위원, 행정안전부 정부합동평가 평가위원 등을 역임했다. 여성문제 전반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한국여성상담센터 자문위원, 여성가족부 권익증진 평가위원, 서강대 성평등상담실 비전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변 교수를 아는 사람들은 진보적인 학자이면서 현장활동가라고 평한다.
신임 여성정책관은 충북의 여성정책을 견인하고 시대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정확한 비전을 제시하길 원한다. 경력만으로는 시대에 맞는 정책을 펼 것 같지만 말이다. 특히 외지인이라고 적당하게 경력만 쌓고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성평등·다문화·가족문제 등 여성정책과에서 추진할 사업이 많다. 그리고 도내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올리고 여성일자리를 개발하는 일, 각종 성폭력사건을 방지하는 일까지 광범위한 활동을 기대한다. 각종 지표에서 나타나는 충북 여성들의 지위는 낮다. 한순간에 올릴 수는 없겠지만,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한마디로 충북도의 여성관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오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