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는 일회성 행사만···김해시는 책읽는도시 기반구축에 팔걷어

정부는 올해를 ‘독서의 해’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독서인구 확대를 위해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연중 실시된다. 청주시는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책읽는 청주’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한 권의 책으로 하나되는 청주를 만들자는 취지로 선정된 도서를 읽고 토론하면서 청주에 책읽는 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원북 원시티(One book One city) 운동이 모체다.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생각만큼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 행사가 올해 벌써 11회째를 맞이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것이 없다는 여론이다.
올해 선정도서는 김애란 작가의 ‘두근 두근 내 인생’. 책읽는청주 추진위는 도서선정위원을 비롯해 교사·사서·기자·독서관련 강사·책읽는청주 자원활동가로부터 책 20여권을 추천받았다. 여기서 도서선정위는 이문열의 ‘리투아니아’ 박완서의 ‘기나긴 하루’ 구효서의 ‘동주’ 김애란의 ‘두근 두근 내 인생’과 일본 작가인 노마 히데키의 ‘한글의 탄생’ 등 5권을 선정했다. 이후 시민 설문·전화·공개투표와 배틀북스를 통해 3권으로 압축했고 최종 ‘두근 두근 내 인생’이 선정됐다.
한국문단의 차세대 대표작가로 떠오른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은 2010년 여름부터 2011년 봄까지 계간 ‘창작과 비평’에 연재됐다. 이 때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청춘과 사랑에 대한 얘기라는 말부터 관심을 확 끈다. 작가는 조로증이라는 우울한 소재를 나이답지 않은 풍부한 어휘로 묘사해 독자들을 휘어잡는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책읽는청주추진위가 독서붐 조성을 위해 하는 일은 작가초청 북콘서트, 아름다운 시 전시회, 두근 두근 영화제 및 각종 토론회 등이다. 이 외에 선정도서 1000권을 공공도서관·유관기관·북카페 등에 비치하고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나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책읽는도시를 선포한 곳은 전국적으로 부산·인천·김해·군포·평택 등 여러 곳이다. 이 중 김해시가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는 여러 행사를 통해 독서붐을 일으키면서 책읽는 문화를 통해 명품도시 김해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읽는도시 기반구축을 위해 공공도서관 확충·작은도서관 조성·통합도서관 시스템 구축·기업지원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책읽는도시 세계화를 위해 유네스코 책의수도 지정·북스타트 국제심포지움 개최·세계적 독서행사 개최·독서문화 관광상품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마스터플랜 마련한 김해시
김해통합도서관 홈페이지를 열면 ‘북(Book)적 북(Book)적 활기찬 김해, 책+도서관 변화의 중심에 서다’라는 타이틀 아래 책읽는 도시 김해의 비전과 추진목표, 주요역점사업이 일목요연하게 나온다. 사서가 권하는 책, 추천도서, 책지도 등도 있다. 책의 도시로 가기 위한 김해시의 마스터플랜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단순히 책 한 권을 선정해 읽는 것을 넘어 도서관 확충과 통합도서 시스템 구축 등 기반시설 마련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반해 ‘책읽는 청주’는 청주시나 청주시립정보도서관과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따로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콘텐츠도 김해에 비해 매우 빈약하다. 이 운동의 마스터플랜과 독서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지자체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독서운동도 장기적 발전전략 아래 이뤄져야 하고, 행사를 거듭할수록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청주시내에는 68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독서운동은 동네에서 주민들과 호흡하는 이런 도서관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주민속으로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작은도서관들과 특별한 협조체제가 구축돼 있지 않다.
김용규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장은 “행정기관에서는 기존의 경험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행사를 하더라도 자칫 전시행정으로 흐르기 쉽다. 그동안은 이 행사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청주시와 작은도서관협의회가 서로 노력하면 더 좋은 행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협의회도 앞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책읽는 청주’ 선정도서를 발표한 후 도서관 대출건수를 조사해보면 많이 올라가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행사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 것 같다. 올해 행사의 인지도 조사를 할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 속으로 파고드는 독서운동과 독서인구 저변확대를 위한 시스템구축이 함께 이뤄질 때 책읽는 청주는 빛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