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무지개', 흉흉한 뒷소문···일부 보조금 사용 문제있어 내부혁신 필요

▲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전경

결혼이민자여성들의 교육과 취업, 생활안정 등을 지원해온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에 최근 심상찮은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센터와 여기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떴다 무지개’ 직원들이 지난 3월 말 대거 그만두면서 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사회적기업 ‘떴다 무지개’를 그만 둔 이주여성 4명은 이 곳을 떠받쳐온 사람들로 이들이 없으면 존재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대표가 ‘떴다 무지개’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들과 급여문제를 얘기하다 문제가 발생했다. 고용센터에서 주는 인건비 90%에 센터에서 10%를 합쳐 주고 있으나 센터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90%만 받으라고 했다. 그러자 이주여성들이 감정이 상해 모두 그만두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떴다 무지개’는 지난 2008년부터 청주고용센터에서 인건비를 받아왔다. 고용센터의 한 관계자는 “2008년 18명, 2011년에는 10명에게 인건비를 지원했다. 그 때마다 고용된 사람 숫자 만큼 연도별로 차감해서 주지만, 사회보험료까지 합쳐 1인당 평균 93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여러 명이 나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용조정이 두 번 이상 발생하면 약정해지를 하겠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이주여성은 “현재 운영하는 커피숍에 우리들이 그동안 번 돈을 투입했다. 다문화교육강사단이 번 돈을 넣을 때는 언제고 돈 못 번다고 나가라고 하는 건 뭐냐. 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인권단체가 아니다. 이주여성들을 위해 일하는 곳이 아니고 개인사업 하는 곳이다”고 분개했다. 이 곳 관계자들에 따르면 커피숍을 임대하면서 다문화교육 강사단인 ‘무지개다리’가 벌어들인 돈 5000만원이 인테리어비용으로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 대표는 임금의 90%만 받으라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런가하면 청원군 오창읍 양청리 모 교회 1층에는 이주여성인권센터 청원지부가 운영하는 ‘무지개소리 사업단’이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에는 통·번역센터, 오른쪽에는 카페 ‘레인보우’가 자리잡고 있다. 이주여성 등 취약계층들에게 보건복지서비스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카페에서 영업허가도 받지 않은 채 영업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K 대표는 한국여성재단에서 8000만원을 받아 인테리어 비용으로 3000만원, 인건비로 5000만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곳이 교회건물이라 카페 영업허가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카페로 만들었던 곳을 회의장으로 쓰고 있다”고 했으나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 카페로 쓰고 있었다. 커피와 음료 가격표를 비치해놓고 돈은 함에 자발적으로 넣고 거스름돈도 가져가도록 해놓았다.

청원군 관계 공무원은 “건물 일부를 용도변경해서 휴게음식점으로 영업 신고를 내야 카페를 할 수 있다. 이 교회에서 이런 신고를 한 적은 없다. 커피와 음료를 만들어 파는 건 영업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해 불법으로 영업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감독기관 관리 허술 드러나
한편 '떴다 무지개'는 지난해 충북도로부터 사업개발비 3350만원을 받아 다문화쇼핑몰 ‘무지개나라’를 구축했다고 했으나 실제는 안 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기관은 청주시. 시 관계자는 “떴다 무지개가 홈페이지 구축에 2000만원, 브로셔 4종을 만드는 홍보마케팅 비용으로 1350만원을 썼다고 보고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끝난 사업”이라고 했으나 홈페이지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 실제 ‘무지개나라’(www.uprainbow.kr)에 접속해 들어가면 다문화마켓이라는 설명문이 나오나 ‘바로가기’를 클릭하면 물건이 아무 것도 없다. K대표도 홈페이지를 지금 구축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감독기관인 청주시가 사업비 집행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관계 공무원은 “1년 동안은 홈페이지 유지·보수기간”이라고 말했으나 홈페이지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변명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쇼핑몰 구축비용으로 1500만원만 쓰고 나머지 500만원을 쇼핑몰 구축업자로부터 후원금 형식으로 되돌려 받은 것으로 안다. 이 또한 보조금을 정직하게 쓰지 않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K 대표는 “업자가 500만원어치 주식을 사고 주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500만원을 K대표가 차입금으로 처리했는지 여부도 궁금한 대목. 그는 정기총회에서 ‘떴다 무지개’ 2011년 사업비 결산보고를 하면서 4314만원을 차입했다고 밝혔다. K 대표는 “회계 담당자가 돈이 모자란다고 할 때마다 얼마씩 통장으로 넣었다. 1년 동안 준 돈이 이 정도 된다”고 말했으나 자금을 차입할 때는 이사회 결정이 있어야 하고 조성근거가 명확해야 한다는 게 세무전문가의 얘기다. 이런 절차를 밟지 않은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이렇듯 이주여성과 다문화 전문가로 통해 온 K 대표와 이 센터가 얼마전부터 여러 가지 의혹에 시달리고 있어 문제점 파악과 더불어 내부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주여성인권센터라는 본래 취지를 실현하는데 역점을 둬야지 보조금 타내는 데만 관심을 둬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정지성 ‘떴다 무지개’ 감사는 “무리한 경영으로 2~3년내 자본잠식이 우려된다.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식으로 자금이 왔다 갔다 한 흔적이 있다. 현재 건물로 이주하면서 월세가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너무 큰 옷을 입고 있는’ 점이 있어 불필요한 조직을 하루빨리 줄이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의 가족기업?
가족·친인척 곳곳에 포진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내에는 청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주이주여성 쉼터, 사회적기업 ‘떴다 무지개’가 속해 있다. 그리고 청원지부·증평지부·진천지부가 있다. 그런데 이 센터가 마치 대표의 가족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떴다 무지개’에서는 K 모 대표의 시누이와 시누이 아들이 일하고 있고, 청원지부 대표는 여동생이다. 청원지부는 여동생 남편이 목사로 있는 모 교회 건물에 있다. 또 여동생과 올케는 청원지부가 추진하는 사업 ‘무지개소리 사업단’ 이사이다. 이 중 시누이 아들은 카페 ‘떴다 무지개’에서 일하다 직원들과 갈등을 빚다 나갔으나 최근 직원들이 그만두자 다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는 시누이 아들의 여자친구까지 일했으나 그만뒀다는 것. 이어 진천지부는 K 대표의 남편인 이 모 목사가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 기업인 ‘떴다 무지개’를 아무런 절차없이 친인척이 맡을 수 있는 것이냐는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 K 대표는 “카페를 운영할 사람이 없어 시누이에게 책임경영을 맡기려고 한다. 이 사람은 여기서 월급을 받을 뿐이다.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다른 친인척들은 무임금으로 봉사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공적인 성격의 법인에 대표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지나치게 많이 포진해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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