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저소득·다자녀 가정 아이들 사랑의 하모니 세상 주인으로 우뚝
9회 청주예술제 개막 축하공연 대미 장식…美샌프란시스코 한인회도 눈독

▲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이 지난 6일 청주시아동복지관 3층 회의실에서 모여 '우리는 친구' 등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전인교육현장을 찾아서②
자신감을 노래하는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

세상과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다문화 가정 아이,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저소득 가정 아이, 형제들이 많아 뭐든 물려받아야 했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섰다. 지난 13일 오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9회 청주예술제 개막행사. 이날 직지팝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축하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합창단이 있다. 바로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이다.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은 지난해 6월 저소득가정, 다문화가정, 다자녀가정 아이 40여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에 청주아동복지관 3층 회의실에 모여 1시간30분씩 연습을 해 왔다. 지난 6일 오후에도 청주아동복지관 3층 연습실에서는 어김없이 "우리는 친구야, 친구 룰루 랄라 룰루 우리 모두 다 함께 불러야 손뼉 치면서…" '우리는 친구'란 합창이 울려 퍼졌다.

또 이날은 美샌프란시스코 한인회에서 어린이합창단 3개 팀을 맡고 있는 제임스 최 문화예술홍보이사가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 연습실을 다녀가기도 했다. 제임스 최는 美샌프란시스코 한인회가 주최하는 문화행사에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을 초청할 지 여부에 대해 결정하기 위해 잠시 들렀다는 전언이다. 청주아동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는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은 한창 꿈을 안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세상으로부터 소외받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시작됐다.

"왕따 학교폭력 걱정 안해"
청주 일원 초등학교 2학년부터 5학년까지 40여명을 선발해 감수성과 표현력을 키워주고 사랑의 하모니를 통한 협동심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계획됐다. 그래서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은 사랑을 노래하고 자신감을 노래한다. 항상 친구들을 경쟁상대로만 생각해 왔는데 입을 맞춰 노래를 하면서 내가 너무 튀어도 뒤처져도 완벽한 화음을 연출해 낼 수 없기 때문에 조화의 미덕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에겐 더 이상 집단 따돌림도 학교폭력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마음을 터놓고 함께 노래할 친구가 생겼고 대화해 주는 선생님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청주 금천초등학교 5학년 최유빈(12)양은 "친구들도 사귀고 재미있는 노래도 불러 볼 수 있어 좋다"며 "노래는 원래부터 좋아했고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담임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도 놀러와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최 양은 "지난해 말 청원군 오창 호수공원 축제 무대에 초청받아 올라갔을 때에 작은 실수를 했던 일이 못내 아쉽다"고 전했다. 청주 새터초등학교 5학년 이민혁(12)군은 "4학년 때부터 합창단 활동을 해 왔는데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간식도 먹고 해서 좋다"며 "그동안 기억에 남는 공연은 청원군 오창 호수공원 축제 무대에서 비가 와서 공연도중 무대를 내려와야 했던 것이다. 노래를 부르면 그냥 행복하고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표정 밝아지고 주변 안정돼"
충남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현재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이희주씨는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에 주위가 산만하고 표정이 많이 어두웠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밝아지고 무대에 섰다는 자부심이 강해지는 듯 하다"며 "이이들 특성이겠지만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막상 무대에 서면 무대에 섰다는 자부심으로 가슴이 설레는지 정서적으로 안정화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엔 항상 얼굴이 어두워 연습에 불만이 있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연습시간에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여하는 것을 보고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아이들도 노래로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연습도중 아쉬운 점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쉬운 점은 지난 1년 열심히 연습을 해 조화가 이뤄지기 시작하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빠져 나간다. 그래서 6학년은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창단이후 각종 지역행사에 빠지지 않고 초대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청원군 오창 호수공원에서 열린 ‘아름다운 호수’ 축제 공연을 비롯해 제4회 증평군 한별이 합창단 정기연주회, 청주음악협회에서 주최한 ‘제1회 꿈나무 음악회’에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전인교육[全人敎育]은?
 신체적 성장, 지적 성장, 정서적 발달, 사회성의 발달 등을 조화롭게 하여 넓은 교양과 건전한 인격을 갖춘 인간을 육성하려는 교육이다.
 

아동 꿈·희망 키우는 대표시설로 우뚝
청주아동복지관 개관2주년 다양한 프로그램 결실

▲ 이들은 13일 오후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9회 청주예술제 개막행사에 초청됐다.
개관 2주년을 맞는 청주 아동복지관은 아동 모두가 꿈과 희망을 키우는 지역의 대표시설로 거듭나기 위해 주변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4일 오후 지역 17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통해 공공기관으로의 역할, 아동복지관의 향후 운영방향, 지역아동센터와의 연계 방안, 상호협력 사업 전개 등에 대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청주아동복지관은 청주사랑어린이합창단 운영 이외에도 이미 청주예총과 연계해 20여명의 아동이 참여하는 ‘몸으로 말해요’ 무용교실, 충북도에 거주하는 전문음악인 50여명이 참여하는 음악재능기부단체 ‘나도람(나누어 주고 도와주는 사람)’을 운영하고 있다. 또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와 공동으로 연간 4차례에 걸쳐 아동들이 평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소를 찾아 역사탐방, 산업체견학, 체험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영유아 부모와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행복한 영유아 부모교실’을 권역별 여성병원 5곳과 연계해 1기당 7차례에 걸쳐 매주 목요일 열고 있다. 또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여름·겨울방학 다양한 인성프로그램과 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마술 교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인정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1년도 드림스타트 전국종합평가에서 청원군과 함께 나란히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전국 131개 시군구에서 시범 운영 중인 드림스타트사업에 대해 복지부, 사업지원단,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프로그램운영 등 9개 분야 52개 항목에 대해 서면 및 면접 평가를 했다. 청주시는 전담인력배치, 통합사례정보시스템관리, 프로그램운영 개선과 시민의 관심도, 센터의 운영 전반에 대해 고른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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