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숙 충북여성연대 사무국장

3월 30일 오후 성안길 입구 정우택 후보의 유세장에서 겪은 폭력에 대해 말하고 싶다. 충북여성연대는 3월 22일 정우택 전 도지사에게 성상납 등의 4대 의혹에 대해 조속한 진실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었다. 그러나 지역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나는 연예인을 공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인기를 얻어 얼굴이 알려졌을 뿐,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공인이랄 수는 없다. 시골 면의 말단 공무원은 인기가 없어도 공인이다. 국가의 녹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공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특별한 도덕성이 요구되고, 공무수행 중에는 자신보다 집단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단할 것이다. 자격이 없다 생각되거나 싫으면 그만두면 된다.

전 도지사가 공무 시절 국가가 정한 법을 어겨가며 성을 상납 반은 의혹(거의 확실한 증거들이 있는)이 있다는 것, 그런 그가 나라의 법을 정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설치는 것, 지역에 사는 여성으로서 불쾌하고 모멸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3월 30일 박근혜 비대위 대표가 정후보를 지지하러 온다길래 피켓을 들고 나갔다. “여성친화도시 청주에 성상납 의혹 후보는 필요 없습니다” 참정권 투쟁으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언니들 덕으로 어려움 없이 얻은 투표권이지만 자격 없는 후보의 활보를 보고만 있는 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언니들에게 낯이 안서는 일이었으므로.

20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빨간 조끼를 입은 새누리당 지지자들로부터 “집에 가서 밥이나 해 쳐 먹어라” “여자가 어디서 캭!” “니가 봤냐? 청주에서 하는 거?” 등의 막말과 어깨를 손으로 치고, 몸으로 밀치고, 심지어 자전거로 옆구리를 들이 받는 폭력을 당했다. 대여섯명의 남성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욕을 하고 눈을 부라리며 위협하고 침을 튀겼다. 쫄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무서웠다. 철학이 있는 도덕성을 겸비한 후보가 청주지역을 대표하고 나라의 근간이 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법의 지배가 정당성의 자리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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