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경제포럼 결산서에 시기, 금액 구체적으로 기록
2009년 음력생일에 200만원…스마트폰은 2010년에
충청리뷰와 충북인뉴스(충청리뷰 인터넷·자회사)가 각각 3월23일자(719호)와 3월21일에 보도한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후보의 ‘성상납 및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정 후보 측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며 심의를 요청했으나 후속 취재 결과 금품수수와 관련한 내용이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본보는 719호 표지이야기 <충북에선 지사님 제주에선 사장님>을 통해 정 후보가 충북지사 재임시절 충북청년경제포럼 회원들과 제주도에서 3차례 골프회동을 갖고 2차까지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으며, 성상납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에 대한 관련기사로 <파경으로 끝난 정우택과 청년의 밀월> <“4년 뒷수발한 아들 새 정치 위해 모든 의혹 공개하길”> 등을 보도했다. 이 가운데 정 후보 측에서 문제 삼은 것은 <파경으로 끝난…> 등 관련기사 2건이다.
충청리뷰는 <파경으로 끝난…> 기사를 통해 <청년포럼은 정 후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선물공세로 표현했다. 회원 Q씨 등 다수의 회원들에 따르면 2008년과 2009년 사이에 안마의자(300만원 추정)와 스마트폰 등을 선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Q회원은 “정 지사가 ‘일이 힘들어 몸이 좋지 않다’는 말을 했고 일부 회원들이 ‘지사님이 건전한 방법으로 건강을 챙기실 수 있도록 안마의자를 선물하자’는 제안을 해서 이를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도 지사가 정보화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배려에서 구입해 전달했다는 것이다. ‘지사님 스마트폰 구매금액 45만원’은 카페 예·결산서에 기재돼있지만 안마의자 구입비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정 후보의 생일파티를 하면서 현금 100만원을 건넸다는 주장도 있다. 다수의 회원들은 “2008년인가, 지사생일에 즈음해 K일식에서 회식을 한 적이 있다. 현수막까지 걸고 고깔모자까지 쓰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 자리에서 축하금으로 100만원을 줬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정 후보는 이와 관련해 선관위(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낸 이의제기서면을 통해 “300만원 상당의 안마의자라면 그 부피가 커서 보관 등이 용이하지 않을 것인 바 신청인은 안마의자를 보거나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 “신청인은 2010년 지방선거를 치르며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카페 예·결산서에 기재돼 있다는 ‘지사님 스마트폰 구매금액 45만원 역시 상당히 고가인 스마트폰 가격과 맞지 않는다.”, “도지사 재임 시 매달 500만원씩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신청인이 포럼회원들로부터 생일축하금으로 100만원을 받았다고 보도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비방, 음해기사를 보도하게 된 경위와 명확한 근거를 밝히라”고 따졌다.
鄭 “안마의자, 받은 적도 본 적도 없어”
본보는 719호 취재과정 속에서 청년포럼의 카페에 게시된 글 중 이번 의혹과 관련한 대부분의 글과 사진 등을 ‘이 카페에서만 검색하기’ 등을 통해 입수했으나 예·결산서는 일부 내용만 구두로 확인했을 뿐 문건을 직접 찾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선거보도심의위가 충북인뉴스에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후속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2007~2010년 예·결산서를 확보했다. 청년포럼의 예·결산서는 총회 시에 인쇄돼 배포됐던 터라 익명을 요구한 A씨에 의해 입수할 수 있었다.
예·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3건의 금품수수는 시기나 금액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먼저 안마의자로 추정되는 도지사 선물(취임 1주년 기념)은 2007년 9월10일에 도지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돼있으며 구매금액은 300만원이 아닌 144만원이었다. 당초 다수의 회원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안마의자 구입비가 300만원이라는 주장과 150만원이라는 주장이 엇갈려 719호 기사에서는 ‘300만원 추정’이라고 기록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B씨는 “안마의자가 도지사 집무실 내에 있는 휴식공간으로 배달돼 설치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현 민선5기 지사실에는 문제의 안마의자가 남아있지 않다.
45만원을 주고 스마트폰을 구입해 정 후보에게 선물로 줬다는 기사의 내용은 예·결산서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스마트폰을 선물한 시기는 정 후보가 이의제기서면에서 밝힌 대로 2010년 5월이다. 또 다른 회원 C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필요할 것 같아 선물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명의를 지사 앞으로 했는지 다른 회원 앞으로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정 후보가 ‘매달 500만원을 기부하는 사람이 돈 100만원을 받았겠냐?’고 반문한 생일축하금은 10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이며, 예·결산서에는 2009년 1월30일에 지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정 후보의 양력 생일 1953년 2월18일은 음력으로 1월5일이다. 또 2009년 1월30일 역시 음력으로 1월5일이다. 결국 정 후보의 음력생일에 정확히 맞춰 돈을 전달한 것이다. K일식 내부에 현수막까지 걸었다는데 예·결산서에는 현수막 값 2만원도 적혀있다. 당초 생일축하금이 100만원이었다고 제보한 A씨는 “봉투에 넣어 전달했기에 대략 100만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鄭 “주말, 골프 치고 술 마실 수 있어”
정 후보는 성상납 의혹 등 그간 불거진 의혹에 대해 제3자의 개입의혹이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정 후보는 26일 CJB청주방송 <시사진단-청주 상당 후보초청토론회>에서 민주당 홍재형 후보가 충청리뷰 보도내용을 근거로 해명을 요구하자 “예전에 봤던 홍 후보가 아닌 것 같아 인품에 상심이 된다”며 “도지사도 주말에 골프를 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다. 특정인이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법적인 대응을 마쳤다. 세 사람(손인석, 허 모, 양 모씨)을 고발한 것은 녹취록에 근거한 것이었다. 세 사람 모두 결백하다고 소명하고 있어 지금은 이 세 사람보다 다른 제3자가 개입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쟁점이 된 것은 향응과 성상납 의혹에 관한 것이었고 청년포럼에서 제공한 금품에 관한 것은 거론되지 않았다. 한편 정 후보는 선관위에 선거보도 심의를 신청한 것과 함께 언론중재위원회에도 손해배상금 2억원(충청리뷰, 충북인뉴스 각각 1억원)과 함께 조정을 신청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마트폰 등 제공된 금품이 정치활동에 활용될 소지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되는지가 결정된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송재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정치자금법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고위공직자로서 청렴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도지사가 이럴진대 어떻게 하위직원들에게 청렴하라고 지시할 수 있겠는가. 일부 기업인들과 도를 넘어 친분을 쌓고 대접을 받은 것은 도덕적 일탈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