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지난달 20일 청주의 한 아동보육시설 앞에 갓 태어난 아기를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A씨(31·여)가 경찰에서 힘겹게 말을 꺼냈다.

경찰의 질문에도 A씨는 짤막하게 대답할 뿐 긴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A씨는 지난해 1월 동갑내기 B씨와 만나기 시작했다.

이후 연인관계를 유지하던 이들은 지난해 4월쯤 A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됐다.

하지만 B씨는 임신 사실을 알린 A씨에게 "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며 낙태수술을 받을 것을 권했고 얼마 뒤 이들은 짧은 연애를 마쳐야 했다.

결국 지난달 출산을 한 A씨는 아기를 양육할 수 없다고 판단해 생후 3일된 자신의 딸을 담요로 감싼 채 한 아동보육시설에 버려두고 도망쳐 나왔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의 부모님 집으로 돌아간 A씨는 약 한 달간 진행된 경찰수사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A씨를 영아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B씨는 이번 일과 관련해서 "헤어진 뒤 A씨가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의 한 아동보육시설 관계자는 "책임이 따르지 않는 연애나 출산은 본인과 아기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며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지울 것이 아니라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시각도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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