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돌 전교조충북지부 교육국장

요즘 ‘나는 꼼수다’는 프로그램이 세간에 정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이 준 교육적 의미만 살려 먼저 화두와 연결을 하자면, 숨겨진 진실을 보는 눈을 갖고 진실되게 말하자는 것이다.

모 개그 프로그램에서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에 몇 가지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우선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한 불편한 진실! ‘민주시민 양성’. 제대로 된 인성과 적성을 갖추어 바람직한 세계인이 되는 것.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누가 교사든 약간의 양식만 있는 이라면 이 목표에 반대할 자는 없다.

그러나 우수한 대학, 인기 학과의 진학이 사실상의 목표라는 불편한 진실 모르는 이도 없을 것이다. 이상과 현실상의 목표가 모순이다. 그러기에 제도도 모순인 것이다. 대학이 서열화 되어 있는 이 쇠말뚝을 뽑지 못하면 회자되는 ‘공부의 왕도’, ‘1등하는 방법’, ‘상대평가’, ‘절대평가’, ‘교원평가’ 등등 모두가 꼼수일 뿐이다. 모두가 100점 받는 순간 다시 시험쳐야 하는 사회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이들도 열심히 하면 소용없다. 쉬우면 변별력이 문제, 어려우면 교육과정의 파행-수험생의 좌절이 문제, 봉사활동이 좋다고 입시에 반영하는 순간 봉사의 순수성이 사라지듯 뭐든 입시와 연결되는 순간, 허당이 된다. ‘야간자율학습’이 문제가 되고 대안을 마련한다는 웃긴 현실이 발생한다.

교과부가 절대평가 도입을 두고 포장한 말이, ‘지나친 경쟁의식 지양’, ‘창의·인성교육이 구현되는 교실 수업’이다. 꼼수다. 꼼수에는 사실을 외피로 하고, 진실을 감춘다.

첫 번째로는 앞서 언급한 ‘입시’를 감춘 것이다. MB정부 들어 대학 서열화를 떠나 고등학교까지 서열화 하였고, 그 서열화의 가속화를 위해 각종 시험이 난발하고 있는 현상, 충북의 경우 구시대의 유물과도 같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연합고사까지 재도입하여 엄청난 비용을 들여 치르고 있는, 다 아는 현상은 숨긴 채 절대평가의 당연한 사실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감춰진 진실은 ‘평가권의 자율’이다. 개인적으로 절대평가에 대해서는 적극 찬동하는 바이나, 절대평가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교사의 주관적 평가에 대한 자율성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평가받을 의무만, 그것도 세 가지(근무평정, 성과급, 교원평가)씩이나 있되 진정으로 학습자나 관리자들을 평가할 권리는 없으니 말이다.

세 번째 꼼수는, ‘왜?’가 빠졌다. 상대평가를 하게 되면 열등한 A고 1등과 우등한 B고 1등이 같고, 열등한 A고 꼴찌와 우등한 B고 꼴지가 같기 때문에 수시 모집이 확대되는 지금의 입시에서 상대평가는 고교 서열화를 그나마 약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순간 고등학교의 내신을 대학은 신뢰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특목고-자사고 등을 우선으로 하는 고교등급제가 부활할 것이요, 수능 비중을 높힐 것이다. 자연스레 고교의 서열화가 강화될 것이다. MB정부 들어 3년간 상대평가를 통해 수시 비중을 학대하니 일명 귀족-일류 고교가 손해를 보더라는 불편한 진실을 알았기 때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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