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철 정치부 기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후, 영정을 모시고 조문객들과 <시사IN> 편집국으로 향했다. 편집국에서 고제규 노조위원장이 조사를 읽어내려 갈 때, 그도 울고 조문객들도 울고 모두 눈물바다가 되었다.
고향 청주로 내려오기 전, 서울권 경찰서들을 출입하고 집회 현장을 다니며 수많은 기자들과 만나 친분을 쌓았지만 오 선배의 따뜻함, 진중함, 진솔함을 따라갈 기자가 없었다.
진보언론에서 일하며 월급도 못 받고 일했던지라 가난했던 내게, 그는 내가 <시사IN>을 즐겨보는 것을 알고는 잡지 값이라도 아끼라며 매주 <시사IN> 편집국으로 오라고 했다. 사무실에 가면 잡지 뿐만 아니라 열정 하나로만 똘똘 뭉친 내가 고생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동화작가이기도 했던 그는 내가 편집국에 갈 때마다 한 권씩 동화관련 서적들을 건네주며 읽어보기를 권했다. 지금 내 책상 한 켠에 꽂혀 있는 그가 준 동화책들은 그를 더욱 그립게 한다. 그를 따라 홍보사가 언론인들을 상대로 하는 행사에도 몇 번 참석했다.
행사가 끝난 후, 2차로 홍보 담당들과 술자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마다 꼭 선배가 계산을 했다. 홍보 담당 쪽에서 충분히 계산을 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가 너무 얻어먹는데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취재원에게는 얻어먹기에만 익숙했던 ‘거지근성’을 가지고 있는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16년간의 정든 객지생활을 접고 <충청리뷰>에서 일하고자 용단을 내렸을 때, 선배는 스마트폰 카카오톡 문자로 아래와 같이 축하의 인사를 건네줬다.

돌이켜보니 투병 중에 보낸 문자였다.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내가 동화공부를 포기할까 걱정하며 정진하기를 바랐다.
얼마 전, 오 선배가 추천해서 공부하고 있는 <동화세상> 선배 작가들과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오윤현 선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 중 한 선배 작가가 “우리끼리 그랬다. 윤현이는 떠났지만, 용철이를 두고 갔잖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동화공부에 게을렀던 내가 부끄러웠다. 오 선배의 뒤를 이어 기자이자 동화작가로 아니 동화작가이자 기자로 살아가고픈 열망이 강하게 일어났다. 지금도 카카오톡을 열면 ‘윤현이는 행복한 별나라로 여행감~’이란 문구와 함께 오 선배가 환하게 나를 보며 웃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