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405건 발생… 유흥가 밀집 등 우범지역 증가 원인
정부 차원 상담 전문기관 전무… 경찰은 만성적 인력부족


청주시 흥덕구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청주시 흥덕구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여성`청소년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20일 경찰청이 김태원 한나라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아동`청소년 성범죄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 6월 말 전국적으로 3만 3078건의 아동`청소년 성범죄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년 5168건, 2007년 5460건, 2008년 6339건, 2009년 6782건, 2010년 7367건으로 해마다 조금씩 증가돼 왔다. 이를 한달 평균으로 환산하면 519건이며 하루 평균 17건의 여성`청소년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의 경우 1088건으로 서울, 부산, 인천, 경남, 광주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성범죄 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살펴보면 청주 흥덕구 지역이 405명으로 천안 서북구 지역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성범죄가 발생했다. 천안 서북구의 범죄자 건수는 492건이었으며 광주 북구가 청주 흥덕구와 같은 405건을 기록했다. 뒤이어 서울 관악구가 395건 경기 의정부가 392건, 인천 남부 363건 순이었다.
충북에서 발생한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년에는 143건이었으나 2007년 217건, 2008년 247건으로 100여건이나 증가했다. 2009년에는 208건 지난해는 220건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6월말까지 68건이 발생했다.

단속-관리 업무 이원화 ‘문제’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이하 여청계)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는 본청에서 제공한 것으로 안다. 보도를 보고 관할서인 우리도 보지 못한 자료라 의아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별하게 흥덕구 지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진 않는다. 물론 이번 아동`청소년 성범죄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것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문제지만 이는 흥덕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범죄 특성상 전국 어느 곳이든 신고 되지 않은 건수가 더 있을 것”라며 다른 지역 실제 발생건수를 자료 수치보다 높게 예상하기도 했다.

▲ 청주시 흥덕구가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아동 청소년 성범죄 발생건수를 보였다. 사진은 여성가족부가 제작한 아동성폭력 예방 캠폐인 광과화면이다.

현재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수사 및 검거와 관련 범죄자들의 관리업무는 부서에 따라 이원화 돼 있는 상태다. 성범죄자의 검거와 수사는 강력계에서 하고 있으며 여청계의 경우 여성`청소년 성범죄 전과자를 관리감독 하고 있다. 업무가 분담돼 있다 보니 업무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더불어 만성적인 인력부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청남경찰서 개서 이후 더 심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청계의 구성을 살펴보면 크게 실종아동과 가출인 업무 담당자와 성매매 단속을 주로 하는 외근 인원으로 볼 수 있다”며 “여성`청소년 성범죄만을 담당하는 직원은 없는 상태”임을 전했다.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성범죄 전과자들은 이사를 할 경우 관할 서에 신고를 하게 돼 있다. 또한 이들의 재범률은 낮고 발찌를 착용할 만큼 중범죄자도 없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또한 전과자들은 “현재 관련 범죄자들은 매뉴얼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 후유증 심각

강혜숙 충북아동`가족 상담소 소장은 흥덕구의 성범죄가 많은 원인에 대해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 현황’에 따르면 도내에서 흥덕구에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 성범죄 예방이나 대책을 위한 정부차원의 전문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흥덕구의 특성상 위험지역이 많은데 대학이나 공단주변의 유흥가 밀집, 저소득 장기 임대아파트 단지, 도시 공동화 현상과 경기침체로 인한 재개발 계획의 무산 등으로 인해 우범지역이 많아진데 원인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강 소장은 “아동성범죄자들은 소아기호증(pedophilia-lolita syndrome)을 가지고 있어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인 집착을 하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원인은 가해자 자신이 아동기에 외상적 성경험 피해자였다거나 상업적 음란물에 노출돼 학대적 성역할을 여과 없이 모방한 경우를 볼 수 있다. 또한 가정불화나 주 양육자의 불안정한 인성 때문에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면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이나 친밀감이 형성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동성범죄의 재범률은 50%이상으로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충북아동가족 상담소에 따르면 아동성범죄로 피해를 입은 아동은 인생전반에 걸쳐 후유증을 경험한다.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극도의 공포와 무기력을 반복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음식물섭취나 수면 장애를 겪고 주변 사람들과 사회적 교류를 끊는 등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소아우울증을 호소하거나 청소년 시기나 성인기가 되면서 극단적으로 자해나 자살기도를 행하기도 한다.

강 소장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발달수준에 적합한 성폭력 예방교육이 가정이나 유아교육기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성범죄자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기준을 적용하고 화학적 거세나 전자 팔찌 착용, 성범죄자 신상공개 하는 등의 물리적 해결책 외에도 가해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치료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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