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명 방문 등 대성황에 물량 조기품절
군은 당초 읍·면별로 400상자(5kg들이)씩 총 4400여 상자를 준비했으나 이틀만인 27일 오후 동이 나버려 재배 농가를 돌며 포도를 구해 축제장으로 실어나르고 복숭아 등 다른 과일을 투입하는 등 축제장 물량을 대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러나 서울 등 대도시 농수산물시장의 경매가 없는 주말이라 농가마다 수확해 둔 포도가 많지 않아 한꺼번에 몰린 방문객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27일 오후 4시께부터는 농가에서 긴급 공수한 포도 차량이 축제장으로 들어설 때마다 구매객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을 빚었으며, 한낮 무더위를 피해 야간에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아예 포도를 구경조차 못했다.
군이 영동읍 화신리 포도밭을 임차해 운영한 포도따기 체험장도 방문객이 몰리며 일찌감치 포도가 품절돼 28일에는 양산면 수두리와 모리 등의 포도밭을 급히 확보해 행사를 이어가야 했다.
27일 축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영동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오후 5시께 축제장을 찾았는데 '포도매진'이라는 푯말들만 케노피에 매달려 있었고, 포도상자를 실은 차량이 들어설 때마다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며 "포도 없는 포도축제를 구경해야 했다"고 항의했다.
군 관계자는 "최대 10만명의 방문을 예상하고 포도를 준비했으나 예상보다 2만3000여명이 늘어난 데다 포도 가격이 시중보다 20~30%나 싸 싹쓸이 매입이 이뤄지는 바람에 조기품절 사태가 빚어졌다"며 "올해 문제를 교훈 삼아 내년부터는 방문객들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생 가능한 사태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유사시 동원할 수 있는 예비 물량을 미리 물색해 뒀다가 축제장에 신속하게 투입하는 묘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인당 6000원을 내고 포도를 직접 수확해 2들이 상자에 채워가는 포도 체험장의 경우 가족당 2회로 제한키로 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수십 차례나 참여해 포도를 대량으로 따가는 사례가 적지 않아 관리와 진행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군은 이번 축제에서 포도를 비롯해 복숭아, 포도즙, 와인 등 15억 6900여만원어치를 팔아 목표액(10억원)을 50% 이상 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