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공공시설 관리시스템 이래서야…

청주실내수영장 등 대규모 시민편익시설 관리·운영체계가 문화예술체육회관과 시설관리공단으로 이원화돼 화재·도난 등 긴급상황 대처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25일 0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인근 시민들까지 인지할 정도의 화재경보음이 울려 30분 만인 이날 1시 10분쯤 점검과 함께 작동이 멎었다.

이날 발생한 경보음은 과다 발생한 수영장 수증기가 '센서'에 감지돼 시스템을 작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 당직자들은 시설 진입이 불가능해 시설공단 직원에 통보만 한 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청주실내수영장 등 시설 관리권이 공단으로 이관된 이후 화재경보 등 상황 파악은 가능하지만, 긴급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직자들은 이날 방제실에서 경보음을 체크한 후 퇴근한 시설관리공단 직원을 불러내 30여분 만에 경보음 작동 중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청주실내수영장 화재 및 경보시스템은 문체회관 건물내 방재실에서 통제하는 종전 시스템대로 운영되고 있다.

문체회관 직원들은 종전대로 당직근무를 하고 있으나, 관리권을 넘겨받은 시설관리공단은 당직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화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초동조치를 취하지 못해 피해를 키울 공산이 크다.

그러나 시설관리공단 고위간부들은 이날 오후까지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변하는 등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시민 박모씨(55·청주시 흥덕구 사직동)는 "외부에서도 크게 들릴 정도의 경보음이 20여분간 울려 새벽 1시5분쯤 문체회관 당직실에 문의했더니 관리권이 이원화돼 공단 직원을 불러 놓고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화재, 도난 등 실제 상황이 발생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관리 실태가 한심하기만 했다"며 비난했다.

청주시 문체회관 관계자는 "방재실에서 긴급상황을 체크할 수 있으나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당직을 하지 않아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문제점을 논의했고, 공단 측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호출을 받은 담당직원이 곧바로 나와 경보시스템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앞서 "상황을 보고받지 못했고, 공문 접수 여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시설관리공단은 청주실내수영장을 비롯해 올림픽기념생활관, 푸르미스포츠센터, 용정축구공원 등 청주시 시설을 수탁받아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이다.

청주시는 최근 율량천 수목이 쓰러져 60대 노인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당직체계 강화, 민원발생 현장 즉시 출동·응급조치 등 시장 특별지시를 시달했다.

또 간부공무원 특별교육도 실시했으나 허점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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