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피해 적은 온실·하우스 재배 과채류 호황

유례없는 긴 장마와 일조량 속에 비닐하우스와 노지(露地) 농사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노지 작물과 과일은 일조량부족으로 인한 생육부진과 병해충 등으로 수난을 겪은 반면 비닐하우스에서 채소와 과일을 키운 농가 등은 때아닌 호황으로 입이 벌어졌다. 6~8월 사이 수확하는 작물들 얘기다.

특히 잦은 비와 저온에 약한 고추와 참깨 등 양념류 채소는 병충해 등으로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격폭등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비닐하우스농가도 출하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입이 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올해 농산물가격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올라 서민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온실이나 비닐하우스에서 과채류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충북지역 비 피해가 타지역에 비해 적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우스농가들은 노지농사에 비해 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생산에 어려움이 없는 데다 노지작물들이 비 피해로 거의 출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품목별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일조량부족으로 인한 수확량감소는 고질적인 일손부족에 시달려온 하우스농가에 일거리는 줄고, 수입은 늘어나는 또다른 기현상을 맛보게 했다.

10여년째 하우스에서 토마토, 오이(다다기계통) 등 채소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농업인 어희경씨(47·괴산군 괴산읍)는 "예년 같으면 한 상자(10kg)에 1만원 안팎에 출하하던 토마토가 올해는 2만~3만원 사이에서 꾸준히 경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토마토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던 오이의 경우 장마가 한창이던 7월 한 상자에 최고 6만4000원까지 경매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몇년전에 완숙토마토 한 상자에 1000원에 출하했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생산원가는 고사하고 운송료와 상자가격 등 출하경비 3000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 "예년 같으면 매일 수확해야 하는 토마토를 올해는 2~3일에 한 번씩 수확해 노동력이 적게 들고 있다. 적게 일하고 수입은 늘었다.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가격안정세를 찾고 있는 상추도 7월 중순에는 귀한 몸값을 자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 상자(4kg)에 1만4000원 안팎에 경매가가 형성됐던 적상추가 5만원 안팎에 거래됐다.

조선애호박도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최근 2~3년간 한 상자(8kg) 1만~2만원대에 거래되던 평균가를 훌쩍 뛰어넘어 3만원 안팎에 경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이 밖에 수요가 많은 깻잎, 풋고추 등 하우스에서 키운 채소류도 예년에 비해 1.5~2배가량 높은 경매가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수박과 참외 등의 채소류는 많은 비로 당도가 떨어지면서 소비량이 줄어 예년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수요가 많지 않은 부추, 가지 등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복숭아와 포도도 올해 가격이 상승했다.

복숭아는 이달초 한 상자(백도, 5kg)에 최고 3만50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만5000~2만7000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20~30%가량 높은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최근 출하되기 시작한 포도(켐벨, 5kg)는 예년 평균 2만원보다 5000원가량 오른 2만5000원선에서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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