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위험 알리려 했지만 불통… 출하 앞둔 수박밭 침수” 하소연

진천군이 풍수해 방지를 위한 대책 촉구에 귀 기울지 않아 지난 24일 145㎜ 비에 수박하우스가 침수 피해를 당하게 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날 내린 비로 덕산면 용몽리 1023번지 일원 수박 비닐하우스 19동이 빗물에 잠겨 고스란히 피해를 당해 수박 덩굴을 모두 걷어내게 됐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 지난 6월 24일 폭우에 침수되었던 수박하우스 단지와 문제의 수문 2개 중 하나.
피해 농가들은 이날 새벽2시경 요르단과의 축구국가대표 경기를 마치고 비가 내리는 수박 하우스에 들러 물이 불어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가는 길에 다른 논을 보고는 괜찮을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하우가 있는 쪽은 물이 상당히 차올라 면사무소에 연락을 취했지만 수문 조작실 열쇠에 대해서는 모른다면서 군에 연락을 취하라고 했다는 것.

하지만 군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농업기반 공사는 전화를 받았지만 수문관리는 군에서 하고 있다는 답만 받았고, 이후 4시쯤 군에 연락이 닿아 수문을 열게 되었는데 이미 3가구 농민 19동의 수박 하우스가 침수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는 게 피해 주민들의 주장이다.

대책 촉구에도 막무가내

진천군은 이번 용몽리 소하천 관련 수박하우스 침수피해액은 동당 450만 원으로 총 8550만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 피해에 대해 군과 피해 주민 간의 입장이 크게 달라 갈등을 빚고 있다. 피해주민 A씨에 따르면 “면 관계자가 전화를 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게 되었으니 관계서류에 서명을 해달라고 해 어떻게 자연재해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주민 B씨는 “며칠 전 어두운 저녁나절에 피해에 대해 별것 아니니 서명하라고 해서 서명했다”면서 “내용도 모르고 했는데 그것이 자연재해를 인정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피해는 절대 자연재해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침수사태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답변을 유보하면서 “실태를 파악하는 중이라 어떤 답변도 하기 힘들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덕산면 관계자는 “담당자도 부임한 지 몇 달 되지 않았고 대부분 수문이 자동으로 여닫히는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본보의 지난 5월26일자 ‘진천군, 홍수복구 등 재난관리 대책 ‘게걸음’’ 제하의 보도에서 이번 침수사태 지역인 덕산면 용몽리 일대의 2006년 7월 침수사태 이후의 진천군 수해대책 등의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한 바 있다.

혈세 낭비 책임 추궁해야

그 기사에 나오는 ‘용몽소하천과 용소소하천 수해복구 개선공사(총사업비 35억6천만원)에 이번에 침수된 수박하우스 옆 소하천이 포함된 곳이다. 그 때 설치된 수문을 미리 작동하지 못해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진천군은 지난해 4월 예방 중심의 선제적 재난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재난전조(前兆)정보 관리제도 추진에 나섰다. 전조 정보관리제도는 재난 발생 시 원격무선 방송시설로 각 마을 방송과 연계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도 했다.

군은 올해 3월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유영훈 군수)와 육군 제2161부대 4대대가 재난관리 협정체계를 구축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 협조하기 위한 재난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정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헛구호에 지나지 않았고 보여주기 위한 탁상행정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덕산면 원로주민 C씨는 “공무원들이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하는 경우를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며 “늘 자신들의 신분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만 업무에 임하다보니 서로 간에 연계 된 업무에서 구멍이 나게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위에서는 여러 안을 내서 시작을 해 놓아도 움직이지 않으면 헛일”이라며 “군수를 비롯해 이번 사태를 보고 크게 반성을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천변 수문 중 해당 수문만이 수·전동식으로 설치된 것에 대한 적정성과 관계자들에 대한 사용방법 설명 실시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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