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대한 투쟁에 나선 월드텔레콤

 노조유동성 위기와 해외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요동치고 있는 월드텔레콤 사태가 노조의 산업공동화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와 원청기업인 삼성에 대한 직접적인 투쟁 돌입으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산하 월드텔레콤 지회는 지난달 28일 상당공원에서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해외이전 반대와 산업공동화 저지 및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기습적으로 생산설비를 반출한 회사측의 처사를 비판했다. 또 노조는 월드텔레콤의 해외이전으로 파생될 지역경제의 위축과 이로 인한 산업공동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대 시민 홍보전도 펼쳤다.

이날 노조 측은 “한때 초고속 성장을 해 온 유망 벤처기업이었던 월드텔레콤이 2002년부터 중국과 필리핀으로 공장을 이전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지난 1월 8일에는 기계를 기습적으로 빼내가는 바람에 400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며 “회사는 경영상의 이유로 350명을 정리해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만 할 뿐 어떤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월드텔레콤 지회 소속 조합원 350여명은 3일 서울 삼성 본사를 방문, 삼성에 대한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월드텔레콤은 삼성전기의 하청회사로 원청기업인 삼성이 해외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월드텔레콤도 해외이전을 뒤따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은 정치권에 검은 돈을 주면서도 최저 임금 수준의 적은 월급으로 생활하는 노동자들을 막다른 길목으로 내모는 등 노동자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노동자의 어려움을 나 몰라라 하는 삼성을 향한 투쟁을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한 이들이 “검은 돈을 뿌려댄 삼성의 실체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공언함으로써 해당 사업장에 국한돼 온 노조의 투쟁범위 및 방법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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