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탓 경영난" vs "배당금은 지급 임금인상 뒷짐"

베지밀로 유명한 청주산업단지내 정식품이 노동조합의 무기한 파업으로 1일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 청주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올 노사관계가 불투명하다.

정식품 노조는 지난 4월 12일부터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들어가 9차례에 걸친 회사측과의 협상을 거쳤으나 결렬된뒤 지난달 26일 충북지노위의 조정중지로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정식품은 지난 2001년 61일 동안, 2003년에는 23일간 장기간 파업을 벌이는 등 지역내 파업 단골 사업장이란 불명예를 안았으나, 최근 4년여 동안에는 노사 간 양보로 화합분위기가 정착되는 듯했다.

이날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불가 입장을 통보했고 지방노동위원회 중재도 불발로 끝났다"며 "1일 오전 10시를 기해 생산현장직 237명 전원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식품 노조는 올 노사협상을 통해 △정년 연장(56→58세) △기본급 대비 7%가량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위의 담합판결로 무려 95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임금수준도 지난해 기준 평균 연봉이 5100여만원에 이를 정도로 식품업계에서는 상위급이다."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지난해 흑자가 났음에도 담합행위로 과징금을 물게 돼 회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경영 차원의 책임은 지지 않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며 임금 인상에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령화 사회에서 정부도 정년 연장 등을 유도하고 있어 회사측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식품이 노사협상 결렬로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인근 대형 사업장들도 올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중이나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최근 4,5년 동안 잠잠하던 지역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청주산업단지내 민주노총 화섬연맹 3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상 승리를 위한 사외 결의대회를 지난달 개최, 노사 간 긴장감이 높아졌다.

청주산단내 LG화학과 한국네슬레, 정식품 3개사 노조는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임단투 승리를 위한 공동결의대회를 갖는 등 예년과 달리 강한 요구조건을 들고 나오고 있다.

이는 일부 사업장에서 지난해 높은 경영실적에 따른 임금인상과 정년연장 등 민감한 사안을 들고 나오면서 노사 간 불협화음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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