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추진부서 환경과냐 공원녹지과냐 입장 정리 안 돼
지자체마다 생태아이템확보 나서…충북만 관련 시설 없다

최근 환경부는 지자체에 ‘생물자원 보존 시설’관련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야생동물 보호법’ 등 관련법이 6월 임시 국회 통과 이전에 환경부가 지자체에 숙제를 내준 것은 첫째 법 통과가 유력시되며, 둘째 현 환경부 장관의 임기가 완료되기 전에 결정을 내리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청주시도 ‘양서류 콤플렉스’안을 A4한장 짜리로 제출했다. 양서류 콤플렉스는 예산 480억을 투입해 산남동 또는 농촌방죽이 있는 구룡산 일부분을 생태공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양서류 보전 시설뿐만 아니라 연구단지 등을 갖춘 복합단지로 구성하게 된다.

전시 체험교육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따올 수 있는 매머드급 사업이 될 수도 있다. 국비 240억에 도비 120억, 시비 120억이 투입된다.

이를 두고 충북도는 충북환경기술센터에 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했으며 6월말에 결과가 나온다. 최근 연구팀은 중간보고를 통해 산남동 보다는 성화동 농촌방죽 일대가 적합하다고 발표했다.

▲ 양서류 콤플렉스는 농촌방죽이 있는 구룡산 일부분을 생태공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진은 성화동 농촌방죽 전경.

양서류 콤플렉스 사업은 한동안 소강상태였다.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일부 언론의 비판기사와 더불어 관련 부서 간에 잡음이 일어나면서 주춤했다. 청주시의 경우 환경과에서 추진하다가 관련법 통과 및 절차가 남아있어 미적거리다가 공원녹지과에서 ‘생태공원화’사업이 부서 성격에 맞고 토지 매입 등 실무능력을 내세워 치고 나왔기 때문이다.

또 당초 양서류 콤플렉스가 1000억이 소요된다는 보도자료가 나온 것도 화근이었다. 공원녹지과는 구륭산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개발보존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토지 매입 등을 계량적으로 산출할 때 1000억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의 양서류 콤플렉스는 농촌방죽이 있는 일부분을 개발하는 것으로 성격이 달랐다. 예산도 절반으로 줄었다.

1000억에서 절반 프로젝트로

현재 이 사업은 환경과에서 국비예산을 따오면 공원녹지과에서 토지 매입 등 실무 업무를 나서는 것으로 선이 그어졌다. 하지만 아직 업무 분담 및 가이드 라인은 나오지 않은 채 큰 틀에서 합의하는 것으로 끝났다.

반면 전라남도 담양군은 청주시와 비슷한 안을 갖고 생물자원시설 신청서를 냈다. ‘양서류 생태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인데 전시 복합시설 및 연구시설 등 사실상 청주시의 계획과 별 반 차이가 없다. 게다가 현 환경부 장관이 담양군 출신이라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농촌방죽에서 새끼두꺼비가 구룡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사진=(사)두꺼비 친구들 제공
청주시의 양서류 콤플렉스 안은 이미 2010년 (사)두꺼비 친구들이 오제세 국회의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환경부 장관을 만나 제출했고, 당시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똑같은 아이템으로 담양군이 선정된다면 청주시는 아이템을 환경부에 제공한 꼴밖에 안 된다.

담양군의 경우 죽농원에 두꺼비 올챙이 5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생태공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충북은 양서류의 종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18개 풀뿌리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양서류보전 네트워크 사무국을 맡고 있을 만큼 전문가 집단에서도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두꺼비 서식지였던 원흥이 방죽을 지키기 위해 토지공사와 싸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청주는 곧 두꺼비보존운동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 싸움을 이끈 시민단체인 (사)두꺼비 친구들은 환경부에서 표창장까지 받았다.

(사)두꺼비 친구들은 현재 두꺼비 생태문화관과 생태공원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함께 마을신문 발간 및 동네 축제인 두꺼비 축제를 8회째 여는 등 주민운동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두꺼비 생태문화관은 토지공사에서 82억을 들여 공간을 마련했다.

박완희 (사)두꺼비 친구들 사무국장은 “청주는 양서류로 특화된 도시다. 강원권 산악지대에서 서식하는 울두꺼비, 계곡산개구리, 이끼 도룡뇽 등이 발견된다. 특히 이끼 도룡뇽은 미국에서 서식하는 종인데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높다. 허파가 없고, 피부로 호흡하는 데 두꺼비의 대륙이동설을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자체마다 생물자원 및 생태자원아이템으로 국비지원을 받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미 생태관광아이템을 확보한 곳들도 많다. 따지고 보면 충북에만 국비지원을 받은 생물자원시설이 없어 명분을 내세우기도 좋다.

명분도 확실한데…

나비축제로 유명한 함평의 경우 올 12월에 170억이 투입된 양서·파충류 전시관이 오픈한다. 서울시는 우면산에 두꺼비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은평구 진관사 계곡 일대를 야생동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양서류 생태관을 추진중이다. 성남은 판교 생태학습원을 213억원을 들여 LH공사에서 만들어 시에 기부채납한다.

최근 5년 사이 환경부는 특색 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국비지원을 통해 전시관을 만들어줬다. 경기도에는 국립과천과학관이 전라남도에는 섬진강 어류생태관, 순천만에는 짱뚱어를 테마로 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이 있다. 전라북도에는 새만금 전시관, 군산에는 철새 전시관이 있다. 또 무안에는 갯벌 생태 체험관이 있다.

강원도에는 자연환경연구공원이 있고, 경상도는 우포 생태학습원과 부산 을숙도 낙동강에코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충남 서천에는 국립생태원이 330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고 대전에는 국립과학관이 있다.

박완희 사무국장은 “습지, 조류, 양서·파충류, 어류, 갯벌 생태 등 생태자원을 갖고 있는 곳들은 국비예산을 따올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충북은 두꺼비라는 이슈를 국비 프로젝트와 결부시키는 데는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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