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적 개발 관광보다, ‘평화와 느림’ 모토로 해야

음성군은 ‘관광’이란 말만 들으면 왜소해진다. 관광 인프라가 없다는 것을 공무원들은 물론 군민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도내 9개 군 중에서 청원군 다음이라고 자부하는 음성군이지만 관광 분야에서는 크게 내세울 게 없다는 평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등장은 선출직 공무원 후보자들에게는 공약 개발의 호재로 작용했다. 이필용 군수도 지난 선거에서 ‘반기문테마공원’ 조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군수는 관광과 관련해 이 밖에도 원남저수지 수변공원화, 삼형제저수지 생태공원화, 맹동저수지 관광단지조성 등 관광 인프라 구축 관련 공약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 군수가 추진하려는 주요 공약 중에서 관광관련 사업이 다수를 차지하는 데다 민자유치 및 많은 국도비 투입 등이 뒤따라야 하는 대단위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회나 언론 등으로부터 호의적인 여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달 25일 음성군의회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총예산액 3508억여 원 중 맹동저수지 관광단지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비 2억 원, 삼형제저수지 주변 생태공원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비 5000만 원,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및 청소년수련원 종합개발사업비 3억8000만 원 등 8억6200만 원이 삭감(본보 2011.5.4일자 보도) 됐다.

현실성 없는 공약에 여론 못 얻어

이에 앞서 지난해 의회에서도 반기문테마공원 조성사업 타당조사 용역 예산도 2억에서 1억으로 삭감된바 있다.

관광과 둘러싼 이 같은 여론 형성은 당연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타 시도나 인근 시군의 자연, 문화, 역사 등 자원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인공적인 개발에 의해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이 군수의 공약 중에 2011년 3월부터 시행하겠다는 ‘지역농특산물과 연계한 관광상품개발’ 이라는 관광정책 공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2014년 시행으로 미뤘다.

계획상으로는 당일 시티투어 형식으로, 집결지(여성회관 등) → 반기문 UN사무총장 생가마을 → 무극전적국민관광지 → 농산물 생산지(수확 시기별) → 축산물도매시장 → 음성군 화훼집하장 → 조각공원 → 철박물관 코스의 일일 버스관광 개념이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관광객들에게 실망만 안긴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예상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하고 “반기문테마공원과 맹동저수지 관광단지조성 사업 등이 구축되면 2014년부터 가능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맹동저수지 관광단지조성 사업 타당성조사 용역비 삭감에 대해서는 관련 사업자가 직접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혀 실효성 등과 의회의 반발 등 여러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관광정책이나 사업 구상과 관련해 고향이 음성인 한 주무관은 “인공적인 개발보다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마인드가 우선”이라고 역설하면서 “수십억 수백억 씩 투자해 개발하기 보다는 ‘있는 자연’과 조촐하지만 의미 깊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토리텔링 마인드 가져야

또한 일각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의 UN과 평화 그리고 무극전적지 등과 충청도의 느림의 미학을 함의해 낸 음성군 만의 ‘관광모토’를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즉 아무리 인프라를 인공적으로 구축한다고 해도 이미 구축된 선진화 된 타 관광 시군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의 성공을 벤치마킹해야 된다는 충고에서도 설득려을 얻고 있다. 인근 괴산군의 산막이옛길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겠지만 ‘호수’와 ‘저수지’의 큰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적이다.

한편 음성군이 추진하고 있다는 관광 정책 기조는 ‘친환경체험관광’으로 농특산물 생산지 체험과 서바이벌 게임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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