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공사 끝내고도 진입로 발목 개장 3년 지연
‘지방도로-도시계획도로’ 줄다리기, 이제야 결론

당초 2008년 말 완공 계획이던 청원군 내수읍 덕암리 상당산성자연휴양림이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연내에도 개장이 어려울 전망이다.

계획대로 공사가 끝난 숙박시설, 숲속수련장, 다목적 잔디구장 등 진입로를 제외한 시설은 3년째 사용되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은 것은 사업시행자인 산림청 산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와 청원군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상당산성자연휴양림 진입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2009년 예정이었던 개장이 지금껏 지연되고 있다. 이제야 가까스로 사업비를 마련해 확포장 공사가 가능해졌다. 사진은 진입로로 사용될 비포장 길.
진입로는 덕암2구 반송마을에서 휴양림을 잇는 기존 도로를 확포장해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이 도로가 군도 또는 농어촌도로냐 아니면 도시계획도로냐를 두고 두 기관이 줄다리기를 벌였던 것이다.

최근에야 일부 선형을 변경해 청원군이 도시계획시설(도로)로 결정 고시함에 따라 본격적인 진입로 공사가 가능해졌다.

상당산성자연휴양림이 자리한 내수읍 덕암리 산30-1번지 일대는 과거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2002년 해제된 곳이다. 청원군은 이곳이 그린벨트에서 해제되자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했고 자연휴양림 조성계획에 따라 지정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2005년 7월 이 지역 179만4000㎡가 상당산성자연휴양림으로 지정 고시됐고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2007년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비 부담 주체 두고 줄다리기

상당산성자연휴양림 조성과 관련한 휴양림관리소와 청원군의 협조는 진입로 문제를 제외하고는 매우 원활히 이뤄졌다.
하지만 유독 진입로를 두고 두 기관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소요되는 사업비를 누가 부담 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가 군도나 농어촌도로로 추진될 경우 청원군이 사업시행자가 돼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도시계획도로가 된다면 휴양림관리소의 부담이 된다. 
2008년 말 대부분의 시설공사를 마치고도 휴양림관리소와 청원군이 진입로 문제를 두고 협의가 지연된 데에는 사업비를 누가 부담할 것이냐는 문제가 놓여 있었던 것이다.

반송마을에서 휴양림까지는 1.7㎞. 이중 확포장이 필요한 구간은 비포장 도로인 900m 구간이며 사업비는 공사비와 토지보상비를 합쳐 20억원 정도 소요된다.
휴양림관리소는 청원군의 협조를 얻어 진입로를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38억3000여만원의 예산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진입로 공사비는 당초 예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진입로는 기존 도로를 이용할 계획이었고 자연부락과 상당산성 등산로를 잇는 길이기도 한 만큼 청원군의 협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여기에는 전국 지자체들이 관광활성화 등을 위해 국립자연휴양림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배경도 작용했다.

하지만 청원군은 난색을 나타냈다. 이 도로에 대한 군도나 농어촌도로 확포장 계획이 없는 만큼 확보된 예산이 전혀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당시 청주와의 통합 논의로 민감해진 청원군이 대부분 청주시민들이 이용할 시설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결국 휴양림관리소 측이 14억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도시계획도로로 확포장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휴양림관리소 관계자는 “현재 실시설계까지 마쳤으며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토지보상 등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 해 안에 상당산성자연휴양림 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휴양림관리소가 부족한 예산 6억원을 추가확보 해야 하고 시기적으로도 촉박해 개장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청주 출신 이돈구 산림청장 역할론 부상
“더 이상 개장 지연 안돼” 예산 확보 힘 실어

상당산성자연휴양림 진입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돈구(64) 산림청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은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고등학교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장을 지낸 학자 출신이다.

2004년부터 3년간 한국임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장을 지내다 지난 2월 산림청장에 취임했다.

한 관계자는 “전임 청장님을 비롯해 상당산성휴양림 개장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특히 당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던 진입로 사업비를 마련하느라 애를 써 간신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물론 전임 청장 시절부터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 청장 취임과 함께 진입로 문제를 매듭지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상당산성국립자연휴양림은 4개의 6인실과 8개의 8인실을 갖춰 88명의 숙박을 포함해 하루 15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타 지역 휴양림에서는 볼 수 없는 9150㎡ 규모의 다목적 잔디구장도 갖추고 있어 이용수요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양림관리소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경북 대야산휴양림만 하더라도 예약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상당산성은 더욱 이용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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