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단지 조성 현실성·시급성 결여” vs “타당성 조사도 못하나”

이필용 음성군수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사업이 의회에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상처’를 받게 되면서 정국이 급랭돼 의회와 집행부 간에 힘겨루기 국면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수변공원화 타당성 문제(본보 2010년 8월 18일자 보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의회는 관광단지 조성 사업 등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시급성도 결여돼 삭감했다는 주장이고 집행부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 지난 4월25일 열린 음성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저수지 수변관광단지 조성사업 용역비 등 예산이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5일 음성군의회(의장 정태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대웅)와 본회의를 통과한 제1회 추경예산안에서 총예산액 3508억여 원 중 맹동저수지 관광단지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비 2억 원, 삼형제저수지 주변 생태공원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비 5000만 원,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및 청소년수련원 종합개발사업비 3억8000만 원 등 8억6200만 원이 삭감돼 예비비로 편성됐다.

예결위 토의 과정에서 의원들 간에도 이견이 노출되고 집행부 관련부서에서도 상당한 불만을 토로하는 등 논란이 분출됐고 본회의 통과 뒤 집행부의 분위기는 자중지란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군수 불만 폭발…의회는 당위성 강조

본회의 통과 후 이필용 군수는 인사말에서 여느 때 인사말처럼 추경예산을 통과 시켜준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지만 의회 밖에서 이 군수의 불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 군수는 간부회의에서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안이 삭감된 것에 대해 평소와 다르게 담당 팀별 ‘책임’을 강조 언급하면서 의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을 주문하고, 일부 의원에 대해서는 직접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군수는 1일 열린 금왕읍민건강걷기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삼형제저수지 주변 생태공원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비를 예산에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내빈석에 앉아 있는 정태완 의장, 남궁유 의원, 조천희 의원, 김순옥 의원과 금왕읍민들 앞에서 예산삭감에 대한 불만과 사업 강행의지를 공표한 것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의회에서 삭감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았고 의원들이 다수 참석한 행사 자리에서 해당 사업을 언급한 것에 대해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본 회의 다음날인 4월26일 우수시군비교견학을 떠나는 의원들을 이 군수가 내다보지도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일부 의원들은 의회에 대한 불만 표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의원은 “본 예산에서 삭감된 예산을 이번 추경에 다시 올려 논란을 빚고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예산 사업에 대해 많은 주민들 앞에서 또 다시 언급하는 것은 포플리즘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뒤에 앉혀놓고 삭감된 예산 사업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저수지 수변공원화 실효성 쟁점 전망

하지만 관련공무원 B씨는 용역비 등이 삭감된 것을 두고 “밑그림을 그려보려고 도화지를 잡았는데 빼앗아 간 격”이라고 말하고 “타당성 조사도 막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C사무관은 “아무리 좋은 집행부의 사업 구상도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잊은 것 같다”고 자성하고 “하지만 사업의 성공여부는 준공 뒤 수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도 중요하다”며 밀도 있는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어렵게 말을 꺼낸 D의원은 “이 군수의 추진 사업이 대부분 관광과 휴양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장기 발전계획에 따른 SOC 투자계획 등 큰 틀의 종합발전계획에 따른 사업추진이 미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용역비도 혈세를 써야 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민간자본 유치 사업이 민선 자친단체장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오전에는 금왕지역 기관사회단체장들이 음성군의회 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예산삭감에 대해 지역 소외감을 밝혔고 정태완 의장 및 지역 의원들은 예산 배정의 시급성 등을 감안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웅 예결위원장은 “의원들이 심사숙고해 살림살이 예산을 심의한 것으로 정당이나 지역성 감안없이 사심없는 심의 결과”라고 강조하고 이 군수의 강행 의지에 대해 “삭감된 예산 사업을 다시 상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예결위 계수조정에서 일부 의원은 지역구 관련 예산삭감에 반발해 퇴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의원은 본예산 때 삭감된 예산을 추경에 다시 상정하는 등 행정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데도 통과시키는 것 등에 불만을 삼아 본회의 의결에 불참하는 것으로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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