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시·군 홈페이지 옛 명칭 그대로 사용

문화재청이 지난해 전국의 국보·보물 명칭을 알기 쉽게 바꿨으나 일선 시·군 지자체 홈페이지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영동군의 경우 '영국사부도(浮屠)' 이름을 '영국사 승탑(僧塔)'으로 변경했으나 군홈페이지에선 예전 명칭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옥천군은 보물 '용암사쌍삼층석탑'을 '옥천 용암사 동·서 삼층석탑'으로 변경했으나 군청 홈페이지 문화유산 코너에는 바뀌지 않은 채 표기돼 있다.

천안시도 현지 하나뿐인 국보 '봉선홍경사갈비(碣碑)'의 변경된 명칭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碣記碑)'를 비롯해 바뀐 국보·보물 명칭을 시홈페이지에 반영하지 않았다.

백제 도읍이었던 공주시·부여군도 마찬가지다.

공주시 홈페이지엔 '공주 갑사 승탑'이 '갑사 부도'로 그대로 표기돼 있다.

국보·보물 명칭은 문화재청이 지자체 의견과 전문가 자문을 듣고 바꾼 것으로 한 달간 예고기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군들이 변경된 명칭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변경된 명칭을 재빨리 적용한 곳은 충주시다.

충주는 '충주 고구려비',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충주 청룡사지 보각국사탑'(모두 명칭 바뀜) 등 국보 3건과 보물 10건의 비교적 많은 국가지정 문화재를 갖고 있다.

공창성 문화재담당은 "시홈페이지 수정은 어려운 작업이 아니어서 명칭 변경 고시가 있은 후 즉시 바꿨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조만간 국보·보물이 있는 현지 안내판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나명하씨는 "변경 작업시 일선 시·군 등에 알렸고, 변경 고시 후에도 충남·충북도를 통해 알렸는데 실행되지 않고 있어 실망스럽다"며 지자체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칭 변경=문화재청은 2008년부터 명칭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목조문화재, 12월 석조문화재 명칭 변경에 이어 사적의 명칭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 이름 앞에 소재지명을 붙였고, 띄어쓰기를 확실히 했다.

석조문화재의 경우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했던 부도란 명칭을 스님의 이름을 알 수 없을 때는 '승탑'으로, 스님 이름이 밝혀졌을 때는 '탑'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또 사찰 현존 유무에 따라 사(寺)와 사지(寺址)를 정확히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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