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뽐내는 충북 진천군 이월면 ‘이원아트빌리지’
이숙경·원대연씨 설립···상촌미술관 등 건물과 작품 볼만

아름다운 것들은 마음을 움직인다. 아름다운 그림, 아름다운 경치, 아름다운 사람···올 봄에는 이런 것들에 마음을 뺏겨보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가보자. 그림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자연이 있는 곳이면 더욱 좋으리라. 그리고 분위기있는 찻집에 가보자. 그동안 인스턴트 커피를 후룩후룩 마셨다면 한 번쯤은 아름다운 찻집에 가서 공들여 만든 커피를 마시고 그 곳 분위기에 빠져보자.

이원아트빌리지는 20여개의 작은 건물들과 그것들을 이어주는 예쁜 골목, 사시사철 전시회가 있는 상촌미술관, 한 바퀴 둘러본 뒤 쉬어갈 수 있는 커피숍, 톡톡 튀는 아트상품들을 파는 아트숍 등 볼 게 많다. 사진은 상촌미술관 입구.

 ‘자연과 건축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가. 그러면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 있는 이원아트빌리지(www.ewonart.com 전화 043)536-7985~6)로 가라. 상촌미술관을 비롯해 조각공원·전망대·야외무대·샛길·목련뜰·환경건축연구실·작은숲 등을 갖춘 빌리지는 문화와 예술이 있는 마을이다. ‘진천에 상촌미술관이 있다’는 말을 듣고 미술관 하나 있겠거니 하고 갔다가 깜짝 놀랐다. 미술관은 이원아트빌리지를 구성하는 하나의 공간일 뿐이었다. 3만3000제곱미터에 달하는 빌리지에는 미술과 건축, 사진예술이 숨쉬고 있다. 이 곳의 가장 큰 미덕은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발휘하면서도 자연을 최상위 개념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소나무가 200여 그루, 야생화가 230여종이나 있다.


이원아트빌리지 측은 “이곳의 건물들은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크게 돋보이지 않고 자연에 묻히도록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새 것이거나 새로운 것이 되어 모습을 드러내기 보다는 몸을 낮춰서 자연뒤에 서는 겸손을 보여주고 있다”며 “건물의 완성도 못지않게 그들 사이에 생기는 공간에 중요성을 두었다. 돌 한 개,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건물 한 채가 서로에게 소중한 것이 되어주고, 같이 어울리면서 건축과 자연이 일체를 이룬다. 그 안에 시간이 깃들고 인간의 삶이 깃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건물들이 자연을 짓밟는 게 아니고 자연 뒤에 겸손하게 서 있는 것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커피숍 창가에 놓인 꽃들.

이원아트빌리지는 지난 98년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교수를 지낸 원대연 교수(58)와 사진작가 이숙경 씨 부부가 지었다. 원 전 교수는 (주)플러스건축과 ‘월간 플러스’를 창간하고 을지로 롯데호텔 본점, 현대백화점, 롯데월드 민속관, 진천 이월성당 등을 설계했던 건축가다. 영향력있는 건축가로 상당히 '잘 나갔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이원아트빌리지내에 환경건축연구실을 두고 친자연적인 환경건축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저서 ‘건축가 원대연의 여행 넘어서기 1·2·3’에서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외국의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원아트빌리지를 둘러보고 책을 훑어보면 그가 진천 땅에 무엇을 구현하고 싶어했는지 대략 짐작이 간다. 그리고 이원아트빌리지 관장인 이 씨는 사진집 ‘마음이 머무는 곳’을 펴낸 바 있다. 이원아트빌리지는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이고, 상촌미술관의 ‘상촌’은 이숙경 씨의 호이다.

이 곳에는 20여개의 작은 건물들과 그것들을 이어주는 예쁜 골목, 사시사철 전시회가 있는 미술관, 한 바퀴 둘러본 뒤 쉬어갈 수 있는 커피숍, 톡톡 튀는 아트상품들을 파는 아트숍 등 볼 게 많다. 전 세계를 다니며 아름다운 건축물을 직접 찍고 글을 써서 책을 낸 저자는 건물 하나 하나, 구석 구석을 표정있는 공간으로 살려냈다. 이 건물들이 고층이 아니고 단층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사람을 이기려는 듯한 ‘폭력적인’ 건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가서 건물만 보고 오면 너무 아깝다. 상촌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국내외 현대미술가들의 작품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또 다른 전시관에는 이 곳에서 피고 지는 야생화들을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골목 사이사이에는 다양한 표정의 조각과 공예품도 있으니 이 것들을 꼭 감상해야 한다. 원 전 교수가 충북지역에 이런 시설을 만든 것은 축복이다. 그가 이 곳에 정착한지 벌써 여러 해 됐지만 오히려 충북도민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다. 아까운 일이다. 이원아트빌리지는 지난 2005년부터 관람객을 받고 있다. 물론 유료다. 일반 5000원, 초중고생 3000원(단체 일반 4000원, 초중고생 2500원)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일탈하고 싶은 날은 여기서 차 한 잔
청원군 문의면 커피숍 ‘다다오’

자연과 맛있는 차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커피숍 ‘다다오’.

문의면에 가면 커피숍 ‘다다오’가 있다. 문의면 소재지 농협 옆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눈길을 끈다. 울긋불긋 알록달록 시골 식당들의 간판들 사이로 무채색 맨몸을 드러낸 ‘다다오’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피숍은 세로로 길다. 실내에 나무와 돌 같은 자연을 들여놓았고, 한쪽 끝에는 대나무를 심었다. 대나무는 살아있는 나무로 키가 4층까지 자라 올라갔다.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수많은 분재들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 곳은 창밖으로 비오고 눈오는 풍경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지 않았는데도 한 번 다녀간 손님들이 사진과 글을 올리는 바람에 주말 ‘다다오’는 전국에서 오는 손님들 맞이하기에 바쁘다. 실제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고 찍어도 아름답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있는 나무 두 그루, 넓은 나무탁자, 감각이 살아있는 장식물들을 들여다보면 왠지 기분도 좋아진다.

지난 2009년부터 ‘다다오’를 운영해온 주인 성경선 씨는 1년 동안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했고 현재도 수시로 바꾼다고 했다. 젊은층들이 좋아하는 2층은 넓은 탁자에 야생화를 심은 작은 화단으로 꾸몄다. 성 씨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실내가 아름답다고 좋아한다. 차 종류도 여러 가지다. 브런치세트와 와플, 퐁듀, 에프터눈 티 등이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다다오’라는 이름의 커피숍은 청주시내 성안길에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최근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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