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을 전후로 자치단체 등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하고 있지만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고 있다.

특히 산림녹화를 위해 혈세까지 들여 묘목을 심었지만 미흡한 관리로 묘목이 고사돼 재식재를 하는 등 혈세가 이중으로 낭비되고 있어 철저한 사후 관리가 요구된다.

청주시는 지난해 제65회 식목일 행사를 위해 흥덕구 봉명동 명신공원의 10~30년생 아카시아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수십 그루를 베어내고 나무심기 행사를 했다. <뉴시스 2010년 3월18일 보도>

시는 경관 조림과 수종 개량을 위해 조선소나무와 산딸나무, 백합나무, 산벚나무 1570그루를 아카시아나무와 리기다소나무가 베어진 자리에 심었다.

하지만 시에 따르면 1570그루의 묘목 중 400여 그루가 활착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사됐다. 특히 백합나무의 경우 70%에 가까운 200여 그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죽었다.

또 백합나무 수백그루가 심어졌던 곳에서는 상당수의 묘목이 죽고 단 몇 그루만이 제 모습을 간직한 채 봄을 맞고 있었다.

심지어 산비탈 흙이 무너지면서 아슬아슬하게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묘목도 보이는 등 사람의 손길이 닿은 흔적이 없어 보였다.

특히 묘목 주변에 잔득 쌓인 임목폐기물과 건축물 쓰레기, 비닐 등은 인근 산을 산책하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주민 전모(58·여)씨는 "매일 산책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나무가 울창해 보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너무 을씨년스럽다"면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소나무 묘목도 갈색으로 말라있어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경관을 좋게 하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흉물스럽게 쌓인 베어진 나무와 쓰레기 좀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행사 중심으로 나무심기를 하다보니 참가자들이 나무를 제대로 심지 못해 고사된 묘목이 생긴 것 같다"면서 "올해 식목일 행사와 함께 이곳 공원에 죽은 묘목을 대신할 새 묘목을 심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식목일 행사에 심어진 나무의 활착률이 떨어지는 것이 확인된만큼 사후 관리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풀베기 작업 등 관리도 보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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