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성효 최고위원(사진)은 7일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선정 문제와 관련, "대통령의 공약이 이렇게 흐지부지 우습게 변질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충청권 몫으로 당 최고위원에 지명됐던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요즘 충청권 민심이 굉장히 나쁜데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좌담회에서 한 말들이 굉장한 당혹감과 분노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좌담회에서 '충청권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공약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충청권 유치는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공약집을 찾아 봤는데 당시 한나라당 공약집과 대선 후보 공약집에도 그 내용이 나와 있다"며 "점심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더라도 미안함을 표시하는데 그날(신년좌담회)은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공약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참모들과 과학자들로부터 검토를 받았을 것"이라며 "세종시 문제로 인한 아픔과 두려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충청권이 국책사업으로 이렇게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나라가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 품격과 국격 있는 나라가 됐다. 이 대통령이 열심히 일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이제는 일하는 대통령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박 최고위원은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안상수 대표와 언쟁을 벌였다.

박 최고위원이 "설을 쇠고 덕담을 나눠야 하는데 충청권은 그러지 못했다"며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를 언급하려 하자, 안 대표가 "그만하세요, 우리들도 다 알고 있으니까 비공개 회의 때 이야기하라"며 발언을 막았다.

이에 박 최고위원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다 알고 계시지만 일이 이렇게 됐다"면서 발언을 계속하자, 안 대표는 "내가 사회권을 갖고 있다"며 서병수 최고위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박 최고위원은 "내가 (발언)하는 것이 그렇게 걱정스러운 것이냐"고 반문하며 회의 내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과학비즈니스벨트에 관한 법안이 오는 4월에 발효되기 때문에 지금 불필요하게 논란거리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취지에서 안 대표가 만류했던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관련 법안이 발효되면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가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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