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대성실업 (주) 시설 폐쇄, 정육점 등 연쇄 피해 우려
타 지역서 지육 반입시 수송비 등 소비자가격 상승 불가피

충주지역 구제역 확산세가 커지는 가운데 충북 북부권 최대 도축시설인 대성실업㈜이 시설정지명령에 따라 최근 일시 폐쇄돼 축산유통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대성실업에 도축을 의뢰하는 고객과 생육, 지육을 공급받는 정육점 등이 제때 물건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대성실업은 30년 역사의 지역 내 중견기업으로 최근 구제역 발생지로부터 10㎞ 이내인 경계지역에 포함돼 시설정지명령을 받아 일시 폐쇄에 들어갔다.

▲ 접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가공·유통업까지 도산위기에 놓였다.
따라서 구제역이 진정될 때까지 상당기간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더욱이 이 업체는 지난해 4월 충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축주들이 도축을 꺼려 도축물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가 겨우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이번에 다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대성실업에 따르면 지난해 도축두수는 35만 마리였다.

하지만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및 이동제한, 도축장 폐쇄 조치로 인해 대성실업은 올해 도축두수가 지난해 대비 60% 감소된 14만 마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설정지명령이 해제된다 해도 가동률이 3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축장의 경우는 살처분 농가와 달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상대책이 전무한 실정이고, 현재와 같은 우제류 살처분 매몰조치가 계속돼 사업장 가동이 지연되면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대성실업은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생활권, 계절적 요인 또는 역학적 특성 등을 감안해 경계지역 해석의 유연성을 발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타도로부터 지육을 반입할 경우 지육의 수송비가 1두당 1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점, 도축장이 폐쇄될 경우 제3의 물류기지 확보와 추가 노동력이 투입됨에 따라 불요하게 소요되는 비용이 가늠키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원료돈의 구입비 상승, 추가 인력비가 소요된다며 이에 대한 지원을 시에 요청했다.
대성실업 관계자는 “지난해 4월에도 구제역으로 인해 1개월 보름동안 회사 문을 닫았다”며 “현재도 폐쇄조치로 인해 전 직원이 출근조차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가들은 국가에서 보조금 등을 해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우리는 손해로 인한 보상이 전무해 자칫 도산의 길로 가야한다”며 “시와 도, 농림부에서 유통업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사정은 다른 도축업체도 마찬가지다. 동량면에 위치한 모 식품의 경우 1일 돼지 350마리 가량을 가공해 왔지만 지난해 4월 구제역 발생 이후 작업물량이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

연관 산업 대책마련 시급

이런 가운데 최근 공장 인근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도로부터 공장 폐쇄명령을 받아 1주일 정도 가동이 중단됐다. 지금은 겨우 가동을 시작했지만 이동제한에 걸려 도 경계를 넘지 못하다 보니 작업할 물량을 확보치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도축업체와 육가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칫 이들 업체가 도산할 경우 전반적인 축산유통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용수 충주시의원은 “현재의 살처분도 중요하지만 공기업 성격의 도축장 폐쇄로 인해 축산 유통기반 붕괴와 종사자들의 생활고가 우려된다”며 “충주시가 축산업 2·3차 연관 산업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충주시는 이에 대해 안타깝지만 지원 등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3㎞ 이내 위험지역에 대한 축사의 재정비는 불가능하다”며 “보상도 지침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지원할 방법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대성실업은 연 매출 550억 원, 종업원 220명(부지 내 협력사 포함)의 중견기업으로 2006년과 2007년 소비자협회 도축장 상등급을 획득했고, 2008년 전국 도축 순위 12에 올랐다.
1일 최대 도축수는 돼지 2500두, 소 60두이며, 1일 평균 도축두수는 돼지 1500두, 소 20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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