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명 국립청주박물관장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가지만, 또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립청주박물관이 문을 연 1987년도 토끼해(丁卯年)이고 상설전시관을 새로 단장하여 선보일 올해도 토끼해(辛卯年)이니 참 묘합니다.

지난 한 해 바쁘셨습니까? 박물관은 봄에는 한살림청주생활협동조합·충북민족미술인협회·한국선사문화연구원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여러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나름 애썼는데, 관람객이 별로 없었습니다. 정성이 부족했나봅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7월에는 기획전시실을 임시 상설전시실로 꾸몄습니다. 비록 전시품은 줄었지만 충북역사문화를 압축하여 볼 수 있어 좋다는 분도 있습니다. 틈틈이 전시품을 교체합니다. 바쁘시더라도 꼭 보시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75억원을 들여 꾸미는 상설전시실을 선보입니다. 계획에는 ‘고려공예’를 특화하고 조선실과 기증실을 신설하려 했으나 예산 사정상 기증실 마련은 뒤로 미루었습니다. 상설전시의 큰 틀은 ‘옛사람이 본 충북과 선사문화’ ‘중원의 고대문화’, ‘고려공예의 아름다움’, ‘충북의 역사인물’ 등 입니다. 쉽고 재미있는 전시로 여러분의 흥미를 끌어야 하는 데 고민됩니다. 그래도 기대해 주십시오.

기념특별전은 충청의 옛사람과 풍광을 선보이는 ‘충청의 풍경’ 또는 지역정체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화양서원과 만동묘’전을 마련하고 대규모 학술대회도 열어볼까 합니다. 이에 앞서 멀리 바다 건너 제주의 섬문화를 음미할 수 있는 ‘탐라문화 충북나들이’를 마련합니다. 이 전시는 바다가 없는 충북과 육지가 없는 제주의 상호교류전입니다. 또 중원문화재연구원과 ‘중원의 새로운 문화재Ⅲ’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해에도 어린이와 청소년과 성인 등을 위해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특히 입시 중심 교육환경에서 ‘박물관청소년학교’를 신설했습니다.

올해에는 수요자에 초점을 맞추되, 다문화어린이를 위한 ‘열린마음,같은마음’과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역사문화교실’을 신설하고, 박물관인문학강좌를 지역 언론사와 함께 유료로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박물관교육은 무상입니다만, 점차 유료로 전환하고 절약된 예산은 문화소외계층의 교육비로 쓰려고 합니다. 무서운 문화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급하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충북문화재연구원과 와우산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 조사는 올해도 계속됩니다. 또 보물 1629호로 지정된 『신한첩』(왕실한글편지)의 연구보고서도 발간합니다. 중원지역 금석문조사와 고려공예의 정수인 사뇌사지출토품 실측조사도 이어가고, 박물관소장품을 소개하는 학술지도 창간하겠습니다.

박물관은 문화재 뿐만아니라 노래와 시와 춤과 영화와 꿈과 낭만이 있는 열린 복합문화센터입니다. 2010년에는 봄문화축제·토요문화산책·박물관음악회 ·중국문화전통공연·월드컵응원전·연극 ·시낭송회·영화상영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100회 이상 열었습니다. 2011년에도 시민 참여 행사와 다문화행사 등의 문화마당을 지역 언론사나 문화예술단체와 함께 꾸려가겠습니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 ‘박물관 가는 날’은 어린이극·작은 음악회·국악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하겠습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충북문화재연구원 ·국립충주대학교·중원문화재연구원·중앙문화재연구원·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 등과 소장품 조사연구와 대여, 문화교육, 특별전 개최, 연구원 교환연수 등의 교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다른 기관단체와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넓혀갈 예정입니다.

2011년에는 무엇보다 박물관후원회를 위하여 뛰겠습니다. 후원회가 구성되고 박물관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면 지역민의 문화복지 향상이라는 열매가 맺어질 것입니다. 기업이나 자치단체가 버스를 지원하면 박물관이 열심히 일하고, 그 문화파장이 충북의 북부 3시·군과 남부 3군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박물관을 찾아주십시오. 전시와 교육과 문화예술행사의 질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그래야 문화로 행복한 세상이 앞당겨질 거라고 믿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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