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공원화로 360년 된 느티나무 고사 위기
마을 유적과 연계해 문화관광 자원으로 살려내야

음성군의 보호수 및 노거수 관리에 대한 낮은 인식과 관리 체계 소홀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문화관광적 가치 부여를 통한 관리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군에서는 82년부터 지금까지 수령 110년부터 500년이 된 나무 90본을 보호수로 지정해 보호해 오고 있다. 이 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나무 95본도 노거수로 파악해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 관리가 안 되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무분별한 주변 환경개선 정비공사로 인해 고령의 보호수가 고사 위기에 처해 별도 예산을 투입해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논을 메워 공원화 한 후 36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고사 위기에 처하자 복토된 흙을 걷어내고 자갈을 깔아놓은 모습.
대소면 성본1리 196번지에 위치한 36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음성-6-2호)는 2006년 정주권개발사업 일환으로 시행된 농어촌 공원화 공사 영향으로 고사 될 위기에 처했다가 외과수술과 주변 재정비 등을 통해 간신히 회복되고 있다.

생태환경 무시한 채 공사 강행

이 보호수는 마을 앞길과 논 사이에 위치해 있어 늘 많은 가지를 거느려 마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될 만큼 건강했으나 공사 후에 가지가 마르기 시작했고,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100여년 가까이 된 노거수는 이미 고사됐다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주장이다.

군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하반기 정주권발사업을 지역 D건설사에 발주해 98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근처 논과 나무 아래를 복토하고 콘크리트 보도블럭 등을 이용한 공원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보호수가 고사 현상을 나타내자 산림축산과에서 2008년 외과수술에 이어 2009년에는 주변 재정비 등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실태에 대해 산림축산과 관계자는 공원설치가 타 부서에서 시행한 것임을 상기시키고 “보호수 인근의 공사를 계획하기 전에 우리 과에 관련 문의를 해왔다면 이런 사태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복토로 인해 뿌리 호흡이 곤란해 생육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해 외과수술에 이어 복토 된 흙을 걷어내고 자갈 등으로 교체해 호흡이 원활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아직도 완전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내년에 다시 나무병원 전문가의 진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군 의회 이대웅 부의장(민주당)은 지난달 열린 의회에서 성본리 보호수 문제에 대해 “보호수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이중의 예산 낭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전문가를 이미 투입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도 회생 여부가 확실치 않다”고 관리 미흡을 지적하면서 공사 시행업자의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군은 내년에 지정된 보호수 및 노거수 중 외과수술 6본 2400만원, 주변정비 3개소 1200만원의 관리 및 정비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호수 및 노거수 근처의 마을정자쉼터 9개소 신설에 1억8000만원, 기존 9개소의 보수를 위해 1800만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지정된 보호수나 노거수의 관리뿐 아니라 보호 가치가 높은 노거수들이 모여 있는 마을 숲이 여름철 유흥객들로 인한 훼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보호수 또는 군락지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거수 느티나무 10여 그루와 계곡물이 어우러져 고풍스런 휴식처로 인기가 높은 감곡면 상평1리 마을이 그런 곳이다. 상평리 주민들은 이들 노거수들이 최소 100년부터 600년 가까이 된 것들이라고 주장하면서 보호지로 지정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보호수 관리 제도화 마련 절실

상평1리 골상촌 노거수들은 이미 사단법인 생명의 숲에 의해 ‘전통마을 숲’으로 선정됐고 인근에는 경녕군 부인 김씨의 묘와 옆 마을 영산리에는 공산정 고가, 김주태 가옥이 있다. 또한 남이장군 설화도 전해지고 있어 소박한 전통 문화관광적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는 여론이다.

성본리 최성미 마을 또한 병인양요·신미양요 때 미국과 최초의 무력충돌에서 치열한 전투의 주역이었던 어재연 장군과 어재순 형제의 묘와 신도비가 위치해 있기도 하다.

이런 유적들과 보호수를 관련있게 부각 시키면서 ‘보호수 마을’을 문화관광의 정서적 재료로 자리 매김해 간다면 자연스럽게 관련부서 간 협조체제가 구축되고 체계적 관리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관광자원이 부족한 군으로서 보호수의 체계적 관리와 문화관광적 활용을 위한 조례제정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된다면 보호수의 체계적 관리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소박한 마을 역사탐방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지적에 대해 문화관광 담당자는 “보호수 관련 자료는 가지고 있으나 문화관광으로의 연계는 없었다”고 말하고 “앞으로 연계 고리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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