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국장 선발에 한 달...개발연구원장 선임도 하세월
"Yes-No 불분명...좀 더 명쾌했으면 좋겠다" 여론

취임 초기 정무부지사를 임명할 때도 처음에는 중앙부처 인사-내부 공무원-우병수 전 정책관리실장-김종록 도의회 사무처장 식으로 얘기가 오가긴 했으나 이 과정에서 오락가락했다. 덕분에 언론들은 오보를 양산했다. 이 대목에서 모 인사는 “지사가 보안을 요청하는 게 아니고 측근에게까지 아예 말을 안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아랫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모 씨는 “지사는 예스, 노를 분명히 하는 성격이 아니다. 오랫동안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좋으나, 너무 의사표현을 안 하다보니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게 만든다. 때로는 신속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 있지 않은가. 앞으로는 도정에 대해 좀 더 명쾌한 설명을 듣고 싶다”고 거들었다.
일례로 이 지사는 지난 8월 2일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취임한지 한 달만에 개편안을 매듭지어 도의회 통과까지 마쳤다. 상당히 신속하게 끝낸 것이다. 그러나 이에 반해 개방형직위로 뽑기로 한 보건복지국장은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충북도는 지난 8월 18일 보건복지국장 공모에 대한 공고를 내고 9월 1~2일 원서 교부와 접수를 받았다. 그리고 오는 15일 면접이 예정돼 있다. 서류전형과 면접, 인사위원회 개최 등 선발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국장을 임용하는데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이다.
국장 한 명 선정하는데 이렇게 오랜시간이 걸리는 이유 또한 이 지사의 신중함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외부기관도 아닌 내부 국장자리를 너무 오랫동안 공석으로 놓아둠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국장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업무상 차질과 인사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관심 같은 것들이다.
道, 민간요구에도 신속대처 안해
그리고 박철용 충북개발연구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원장 인사도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박 원장은 지난 8월 31일자로 사퇴했다. 원장 부임 1년여 만이다. 충북도정을 이끌고 갈 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주요사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해야 할 연구기관의 수장이 전 지사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박 원장은 사퇴압력을 받았다. 더욱이 원장으로 결정될 때도 연구원 성격에 맞는 학자라기보다는 지사 측근과 도지사직무인수위원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지사가 바뀌면서 타깃이 돼왔던 게 사실이다. 원장은 지사와 코드가 맞아야 하지만, 정치적으로 결정됐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그동안 개발연구원장 선발방식은 도지사 초빙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도 관계자 말이다. 따라서 정해진 일정이 없다. 현재는 원광희 기획조정실장이 직무대리를 하고 있다. 이 지사 성격대로 원장 선발을 천천히 할지 안할지는 두고봐야 하지만, 업무의 공백을 생각한다면 한 달 이상 비워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전임 원장의 사퇴를 어느 정도 예상한 만큼 이 지사 머릿속에는 후보가 들어있을 수도 있으나, 말을 아끼는 지사는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충북여성연대는 지난 8월 10일 道 정책보좌관을 만나 성주류화 법적기반 마련을 위한 조례제정·성별영향평가센터 건립·여성정책협력위원회 기능강화·여성정책보좌관 신설·여성의제 실현을 위한 민관협의 회의 정례화·개방직 여성국장 임용과 조직개편 등을 요구했다. 이후 이 사항은 담당과에 전달됐으나 현재까지 추진된 게 없다. 담당과장은 검토중이라고 밝혔지만, 민관협의 회의 정례화 일정조차도 잡지 않고 있다. 이 지사의 지나친 신중함도 답답하지만, 공무원들이 민간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 또한 답답하다.
민경자 씨를 둘러싼 헛소문들..."그거 아니거든요"
이시종 - 안희정 지사간 협의설 사실무근 확인
"우물쭈물하다 인재만 잃었다" 쓴소리 분분
이 지사는 이번에 ‘여성’을 보건복지국에서 분리한 뒤 문화여성환경국으로 조직개편한 뒤 여성계가 항의하자 보건복지국장을 여성으로 뽑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는 게 여성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 원장이 충북을 떠난 이유는 이 지사가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희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로간에 오해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으나 어쨌든 충북은 이번에도 인재를 잃었다.
민 원장은 연세대 사학과·미국 남캐롤라이나 주립대 사회학 석사·북캐롤라이나 주립대 사회학 박사 출신으로 그동안 여성관련 일을 많이 했지만, 석사학위 논문은 보건복지 분야였다. 충북도 보건복지국에 저출산고령화·보육·아동 업무가 들어가 있고 여성 관련한 일이 있어 민 원장이 적임자라는 말이 나돌았고, 항간에서는 내정됐다는 말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충남으로 감으로써 내정됐다는 것 역시 헛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자 아까운 일꾼을 놓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 인사는 “꼭 민경자 씨가 아니더라도 충북은 인물을 키우지 못한다.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 대접을 받기까지에는 오랜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귀한 줄을 알아야 하는데 지역풍토가 그렇지 않다. 충북에는 업무외 사적인 것을 침소봉대해 뒤에서 비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인사권자가 인재를 쓰는데도 인색하다. 그러니 일 할만 한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