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영 HCN충북방송 대표이사
맞춤법 중 자주 틀리는 예를 꼽자면 ‘먹을거리’가 아마 최상위권에 있을 것이다. 흔히 ‘먹거리’로 쓰는데 이는 잘못이다. 동사의 관형형(~ㄹ/을)과 접미사 ‘거리’가 붙은 형태로 ‘볼거리’, ‘읽을거리’와 같은 구조다. 이에 대해 이론을 펴는 이도 있다.
접부채, 덮밥처럼 동사 어간(접,덮)만 남는 경우도 있다 해서 ‘먹거리’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견해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쓰이는 명사와는 달리(이 경우 합성어라 함) 접미사 ‘거리’가 뒤에서 결합할 때(이 경우 파생어라 함)는 관형형 어미(~ㄹ/을)를 살리는 게 표준 조어법이다. 참고로 ‘먹을거리 읽을거리, 땔거리’ 등은 두루 쓰여 한 단어로 인정되고, 그래서 붙여도 되지만 ‘즐길거리’는 아직 아니다. 따라서 띄어야 한다.
이 점에서 뉴시스 18일자 기사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풍부한 오감 만족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준비하고~>에는 손볼 곳이 두 군데다. 충청투데이 20일자 1면 <충북의 백년대계 먹거리를 설계하는~>, 연합뉴스 24일자 <옥천 별난 먹거리 공모>처럼 잘못 쓰인 예가 더 있지만 충청일보 20일 3면의 <대표 먹을거리 등 촬영지와 연계한~>에는 제대로 쓰였다.
출현 빈도가 높은 맞춤법 실수 가운데 ‘던(지)/든(지)’, ‘되/돼’, ‘(으)로서/(으)로써’도 있다. <충주 경제자유구역을 별도로 추진하던지, 아니면 ~에 포함시키던지>(중부매일 23일자 1면)에서 ‘던지’는 ‘든지’로 고쳐져야 한다. 전자는 과거회상의 뜻을, 후자는 선택의 의미여서 엄연히 다른 어미다.
충청일보 20일자 19면 <환풍이 안돼고 열기가 발생하면~>에서는 ‘안 되고’로 써야 한다. 전에 다뤘듯이 ‘돼’는 ‘되어’의 준말로서, ‘되어’로 바꿨을 때 말이 되면 ‘돼’고 아니면 ‘되’라고 외워두면 된다. 충북일보 20일자 4면 사진설명의 <대체에너지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을 ~>는 조사 ‘~로서’가 잘못 쓰였다.
그런가 하면 충청투데이 7월16일자부터 HCN 21일 뉴스에 이르기까지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많이 등장한 제목 <더위야 물럿거라>는 ‘물러 있거라’가 준 ‘물렀거라’가 맞는 표기다. 발음과 의미가 비슷한 말을 헷갈린 경우도 있다.
충북일보와 충청일보 23일자 3면에 실린 사진의 <쨍쨍 내리쬐는 햇빛에 고추를 말리고 있다>라는 설명에서 햇빛은 ‘햇볕’이 더 어울린다. 연합뉴스는 같은 옥천군청 제공 사진을 쓰면서도 ‘햇볕’으로 설명을 붙였다. 충청매일 23일자 1면 <더럽게만 느껴졌던 갯벌을 이용해 머드화장품을 만들고~>에서 갯벌은 ‘개펄’이 맞지 않을까.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이 두 가지를 같은 의미로 해설해 놓았지만 국어사전적 의미는 다르다. 개흙(mud)이 있는 게 개펄이고 갯벌은 모래톱을 말한다.
한자어나 외래어 표기 실수도 여전히 눈에 띄었다. 모 신문 23일자 1면 <이시종·윤진식·변재일 同相三夢>라는 머리기사 제목의 상(相)은 ‘상(床)’ 이 잘못 쓰였다. 신조어를 쓰더라도 바탕을 훼손하면 곤란하다 하겠다. 제스쳐(중부매일 23일자 8면)→제스처, 스티로폴(동양일보 23일자 18면)→스티로폼으로 각각 고쳐져야 한다. 외래어 표기법상 초성 ‘ㅈ,ㅊ’ 뒤에는 복모음(ㅕ,ㅛ,ㅠ 등)을 안 쓴다. 비젼→비전, 쵸콜릿→초콜릿, 쥬스→주스 하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