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환경단체 끊임없는 요구가 도시관리 협치 불러와

<지역 4개 신문사 공동취재>
민선5기 성공슬기 로컬거버넌스

유능한 공무원들의 일방적인 행정으론 더 이상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해소할 수 없다. 이에 정책결정과정에 지역주민은 물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로컬 거버넌스(local governance)'가 중요시되고 있다. 본보는 지난주 ▲지방정부의 한계가 부른 주민참여에 이어 이번주에는 ▲환경단체의 제안으로 녹색수도 청주를 선포하기까지 이룬 성공사례 3가지를 살펴 본다. 계속해서 다음주에는 △생태수도 순천시와 환경수도 창원시 사례를 살펴본다.

▲ 원흥이생명평화회의가 지켜낸 청주 산남동 법원청사앞 두꺼비 서식지 원흥이 방죽 및 생태체험관.
<녹색수도 청주 선포까지>청주시는 지난 2004년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조례가 제정·시행될 정도로 비교적 시민 참여 의사결정기구(거버넌스)가 잘 되어 있는 자치단체 중 하나다. 이는 청주시 116개 위원회 1867명의 위원중 79%(1478명)가 민간위원이란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충북참여연대의 발표처럼 주민의사결정기구는 전체 위원회의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단순 심의 및 자문기구에 그치고 있어 아직 개선의 여지는 많이 남아 있다.

즉 관련 조례에 따라 형식적으로 설치된 위원회도 많아 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청주시는 인건비만 잡아먹는 유사·중복 위원회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속가능발전실천협의회(1996∼)와 살고 싶은 청주만들기(2009∼) 등이다. 이들 위원회는 앞으로 새롭게 구성되는 가칭 '녹색수도추진기획단'에 통합되어 생태환경, 도시교통, 산업경제, 민생복지, 자치문화 등 5개 분과위원회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5월 이미 녹색도시전국포럼 개최를 앞두고 한 차례 구성되어 시험가동 된 바 있어 '2012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청주선언 유치'를 위한 민·관·학 거버넌스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온실가스의 주범이 되는 6가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 총회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것처럼 청주 선언을 통해 청주를 세계 속에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럼 청주시 공무원들이 도시 관리에서 협치 역량을 강화시킨 시기는 언제일까. 도내 환경단체들은 지난 1997년 선도적으로 추진한 '푸른 청주21사업(Local Agenda21)'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95년 푸른 청주모임으로 시작되어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녹색수도 청주'를 시정목표로 제안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지난 1997년 준비모임을 통해 탄생한 '생태연구소 터'는 지난 2003년 3월 토지공사충북지사(현 LH공사)가 청주 산남3지구 택지개발을 추진하면서 발견된 원흥이 방죽 일원의 대규모 두꺼비 서식지 일부를 보존하는데 성공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충북사회발전연구회로부터 시작된 마을공동체연구소는 비슷한 시기(1997년) 청주시가 추진한 하상주차장 및 하상도로 증설공사 반대운동을 통해 무심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는데 일조를 하게 된다. 민·관·학이 참여하는 정기적인 무심천 모니터링이 건강한 수환경에서만 서식한다는 수달과 미호종개, 맹꽁이, 백로들이 잇따라 발견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거버넌스의 성공은 주민참여조례가 정한 시민정책토론회가 의사결정과정에서 제대로 열리는 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심천 수질환경 거버넌스가 살려"
김수동 무심천 대책위 실행위원장
<주요경력사항>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사무국장
충북학교급식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무심천·미호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수동(43) 실행위원장은 지난 2006년 무심천 종합계획에 따라 롤러장은 물론 자전거도로에 축구장, 심지어 P3골프장이 들어설 뻔 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자전거도로 증설 저지 및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까지 97년부터 전개된 무심천 하상구조물 저지 운동 등 투쟁의 산물은 산업화로 오염된 무심천이 1급수로 변화되고 건강한 수환경의 지표종인 수달과 미호종개, 맹꽁이, 백로서식지까지 발견되는 생태하천의 대명사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민·관·학이 거버넌스 형태로 모두 5차례의 모니터렁 조사를 통해 생태계 교란종을 제거한 결과란 설명이다. 또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시가 차집관로를 설치하고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노력한 것도 일조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충분한 검증없이 녹색교통이란 미명아래 레저용 자전거도로가 설치되는 것은 생태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두꺼비마을 주민이 비전제시 실천해"
박완희 (사)두꺼비친구들 사무국장

<주요경력사항>
생태교육연구소 '터' 사무국장 (전)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

(사)두꺼비와 친구들 박완희(39) 사무국장은 "지난해 3월5일 청주시 산남동 원흥이 공원에 생태체험관이 문을 연 이래로 최근까지 하루 150여명 꼴로 학생과 가족단위의 관람객 2만7000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두꺼비 서식지 보존을 위해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통해 포도밭을 사들일 정도로 환경보존 운동에 올인 해온 세월이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두꺼비는 개체 수 감소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원흥이 방죽은 다른 동식물과 곤충의 서식지로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환경운동에서 주민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원흥이)생태마을은 협의체 구성은 물론 두꺼비 신문 제작과 두꺼비 축제 등 문화공동체 사업도 벌이고 있다. 박 국장은 "주민 스스로가 마을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해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수도 선도 도시 의미 커"
염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주요경력사항>
금강유역환경회의 집행위원장
환경연합 전국 집행위원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염우(43) 사무처장은 "맑은 고을 청주랑 너무도 잘 어울려 녹색수도 선포와 전국녹색도시포럼을 제안하게 됐다"며 "녹색수도는 선도 도시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문화, 복지, 환경의 중심지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공감대를 위해 민·관·학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형태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이는 관련조례 제정 및 정비 등의 절차를 밟아 가칭 녹색수도추진기획단으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녹색수도추진기획단은 정책갈등조정기구와 실천협력기능이 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처장은 "창원시가 환경수도, 순천시가 생태수도를 표방하고 각종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있는 만큼 청주시도 오는 2012년 예정되어 있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를 통해 청주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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