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식 청주대 교수 “무형의 콘텐츠로 지역경제 살린다”
영상관련대학 3곳, 교통 편리, 청주공항 등 인프라 메리트

영화를 찍으려면 청주로 오라! 이른바 ‘레디고! 청주’다. 청주시 전역이 드라마와 영화 속 무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지역의 문인들과 문학공간이 소개된 데 이어 현재 촬영을 진행중이거나 예약된 곳들이 많다.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풍(탑 엔터테인먼트 류상렬 감독)>팀은 탑대성동 주민자치센터, 청주의료원, 청주MBC방송국 등을 배경으로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촬영한다. 이어 일명 ‘개구리 소년’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누리픽처스 사 이규만 감독)>이 촬영을 시작한다. 6월 말에는 이든 픽쳐스 사의 <헤드>촬영 일정이 잡혀있다.

▲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풍>팀은 최근 청주를 배경으로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촬영했다. 지역민으로 구성된 보조출연자 10명이 첫 출연을 하기도 했다.
촬영을 한번 다녀가는 인원만 약 100여명. 이들이 먹고 자고 쓰는 비용은 억대에 다다른다. 청주시 입장에서는 도시를 영화무대로 제공하고 벌어들이는 수입이 꽤 짭짤한 것이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홍보까지 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러한 사업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청주대 영화과 김경식 교수다.

굴뚝 없는 산업 승부수 띄워

그는 “10년 전부터 청주시가 영화유치사업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고 관련공무원을 설득했지만 우이독경이었다. 지난해 수동 수암골이 드라마 카인과 아벨 촬영지로 뜨면서 지자체 관계자들도 인식전환이 됐다”며 “무형의 콘텐츠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청주시는 올해 1월 이야기가 있는 테마관광지 개발을 위해 김 교수에게 용역을 맡겼다. 용역 사업은 12월까지 지속되며 용역비는 3000만원이다.

▲ 김경식 교수는 청주시의 영화유치산업을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비유했다. 경제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테마가 있는 여행지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먼저 김 교수는 ‘레디고 청주’홈페이지(http://www.readygocj.com)를 구축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촬영지를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다. 의료, 교육, 상업, 숙박시설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15~30컷의 사진까지 생생하게 선보인다. 촬영지는 현재 160개가 올라가 있다.

또한 촬영이 확정되면 로케이션 매니저로 나서 적극적인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작업을 벌인다. 가령 촬영팀을 위한 숙박 및 음식점등을 안내하는 비즈니스를 벌이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올해만 들어서 촬영팀이 쓴 돈이 7억원에 달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촬영소요경비에 대한 영수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금액이 산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레디고 청주사업을 통해 고용창출도 꾀한다. 지역민들이 보조출연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보조출연자 180명의 프로필 사진이 등록돼 있다. 3살부터 80대까지 다양하며 연령대별로 클릭해서 볼 수 있다. 이들은 이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풍>촬영 때 처음으로 단체 출연했다. 10명이 출연해 각각 일당 3만 2000원을 벌었다. 이러한 보조출연자들을 위한 연기교육도 함께 벌인다. 올 9월과 10월에는 2차 보조출연자 모집을 통해 최종 300명의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교도소 아이들도 영화 제작

뿐만 아니라 청주대 김경식 교수 팀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벌인다. 일반시민들, 교도소 소년원 수감자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영화제작상영회를 벌이고, 찾아가는 영화도시락 사업을 통해 충주 성심 맹아원에서 영화도 보고 도시락도 함께 나눈다. 이밖에 지역영상발전 세미나와 영화촬영지 개발 사업 등을 벌인다.

김 교수는 “청주는 일단 지리적 여건이 좋다. 소도시에 병원, 대학, 교도소, 청주공항 등 백화점식으로 구색 맞추기가 좋다. 부산 외에는 이러한 입지가 구축된 데는 청주가 유일하다. 또 청주대, 서원대, 충청대 등 관련과 전공자들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인프라가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13개 도시에서 영상위원회가 발족됐지만 청주시는 아직까지 없다. 청주시의 영상산업은 첫 발을 내딛는 상황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용역이 끝난 후 청주시를 테마가 있는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예, 직지 등 한 콘텐츠 안에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엮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주시가 영화 무대로 활용된다면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경제적인 이익과 영상도시로서의 이미지마케팅 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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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시>에 청주 문학인들이 떴다

김창규․심억수 씨 등 10명의 문인과 문학카페 등장
출연자들 “5일간 밤샘촬영 힘들었지만 행복한 기억”


▲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청주의 문인들과 문학공간이 소개됐다.촬영당시 문학카페 ‘연어가 돌아올 때’에서 찍은 단체 사진.
최근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청주의 문인들과 문학공간이 소개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에는 문학카페 ‘연어가 돌아올 때’와 심억수, 김창규, 박태언, 정일태 씨 등 10명의 우리 지역 문인들이 등장했다. 영화에서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낭송회와 뒤풀이 장면 등 총 3컷이 연출됐다.

심억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동아리 회장은 “2년 전 시나리오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며 시낭송회 장면을 촬영하고 싶다고 전화를 해왔다. 당시 촬영을 흔쾌히 수락했는데 지난해 9월 이창동 감독과 함께 예전에 청주를 다녀간 학생이 조연출로 다시 왔다. 알고 보니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고 싶어서 사전 촬영을 했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동아리는 매주 둘째 넷째 금요일에 시낭송회를 벌이고 있으며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본격적인 촬영은 지난해 11월 청주에서 5일간 밤샘촬영으로 진행됐다. 30명의 회원 중 시간이 맞는 10명이 출연하게 됐다. 총 4장면을 찍었는데 영화에서는 3장면 만이 삽입됐다고 한다.

심억수 시인은 “혹시나 영화를 보고 ‘연어가 돌아올 때’카페를 오겠다는 사람이 폭주할까봐 걱정했는데 아직까지는 지인들만이 축하전화를 해온다”고 밝혔다. 10명의 영화 출연자들은 지난 서울에서 열린 시사회 때 정식으로 초대받기도 했다. 심억수 시인은 “시를 소재로 한 훌륭한 영화에 문인으로서 참여할 수 있어서 인생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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