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모 만족도 높은데 예산지원 부족해 혜택 범위 ‘한계’
차량운행은 귀가만… 교사 이직률 높아 안정적 지도 어려워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의 공적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2005년부터 실시되어온 충주시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원장 박용석) 운영 효과와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에는 호암동 소재 충주시청소년수련원 시설을 주성대학이 위탁 관리하며 운영해 오고 있으며 호암, 문화, 지현, 용산동 등에 거주하는 맞벌이 가정, 한 부모 등 취약계층 가정의 초등학교 4~5학년 40명이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 충주시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예산 지원 부족으로 ‘반쪽 서비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취약계층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만큼 아카데미 운영의 가장 큰 목표는 사회적 심리적 발달을 도와주는 데 있다. 신진식 지도교사는 “아이들이 방과 후 아카데미 참여 후에 사회봉사활동 및 학교에서 발표하는 횟수 등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해 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사회성을 기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성격 밝아지고 학교 성적도 쑥쑥
청소년 보호와 지원의 측면에서도 아카데미는 학교 수업 이후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학기 중엔 저녁 8시까지 보호하면서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간식 급식 무료지원을 통해 역할을 하고 있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귀가 차량도 운영을 해 부모들의 만족도까지 크게 높였다.

또, 아카데미 참여 후 학생들의 학교 성적과 탐구 열의가 높아져 사교육비 양극화 해소에도 많은 기여를 해 온 것으로도 나타났다. 집안 형편상 학원을 다니기 어려운 아이들이기에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 때문에 직장생활을 맘 편히 할 수 없는 가정 주부들에게 있어서 아카데미는 고맙기 그지없다. 이러한 측면이 강조되면서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 사업은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여성부로 올 3월 이관될 예정이다.

아카데미는 학습지도, 레크리에이션, 주제발표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뿐만이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 부모간담회 등을 통해서 학부모들과 함께 아이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한다.

이러한 효과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지원예산으로 인해 어린이들에게 반쪽 서비스만을 제공할 수밖에 없고 청소년상담사라는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한 까다로운 교사채용 여건에 비해 보수가 박하다 보니 교사들의 이직률 또한 심해 안정적인 지도가 어려운 현실이다.

청소년에 대한 사회 인식 변해야
아카데미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장인재 씨는 “혹한의 추위에도 20~30분 거리를 아이들에게 걸어오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며 빠듯한 차량 운행 예산 때문에 귀가지원밖에 할 수 없음을 밝혔다. 장 회장은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후원회를 실질적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회원 배가 운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아카데미에 지원되는 총 예산을 학생 수로 나눠 계산된 학생 1인당 지원 예산은 연간 300만원 가량이지만, 그나마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여지가 없도록 운영 지침이 빡빡하다. 아카데미에서 운영할 수 있는 교육 대상 청소년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이지만 현재의 예산으로는 2개 반 밖에 운영하지 못한다.

연수·교현동 등 북부권은 그나마 소외
하지만, 이러한 반쪽 서비스 혜택일지라도 그것은 아카데미에 입학한 청소년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충주시청소년수련원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청소년은 오직 초등학교 4~5학년을 다니는 40명뿐이다. 그것도 거리상의 문제로 청소년수련원 인근의 충주시 남부지역 몇 개 동에 국한되어 있다. 충주시 최다 인구밀집지역인 연수 교현동의 아이들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거리다. 정작 필요한 곳에는 시설이 없다.

신진식 교사는 “공적 지원도 지원이지만, 청소년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들이 너무 각박하다”고 말했다. 도심지에서 어떠한 행사를 하나 하려고 해도 인근 상인들이 아이들이 하는 행사는 시끄럽고 말썽만 생기는 애물단지처럼 취급한다는 얘기다.

특히나 사회적 취약계층의 아이들일수록 많은 사람들 속에서 발표하고 박수 받으면서 명랑하고 밝게 성장하게끔 도와줘야 하는데도 그러한 공간도 없고 만들려 해도 귀찮아하는 풍토에서는 지역사회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 신진식 교사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 및 역량개발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어떠한 인프라 예산보다도 더 미래를 위한 투자일 것”이라며 청소년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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