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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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같은날 청주시의 아침 출근길은 큰 병목현상 없이 순탄했다. 아침 출근길이 짜증길이었다는 서울 등과는 대조적이었던 것. 이 같은 이면에는 청주시의 남다른 노력이 돋보인다. 일찌감치 내 집앞 눈치우기 조례 제정 및 운영에 이어 동별 제설대책반까지 꾸려 가동하고 있기 때문. 실제 몇주 전 청주시 주간일정표를 살펴보면 동네마다 자율제설반 발대식이 잇따랐다.
여기에 시는 지난해 12월초부터 제설대책 특별 추진기간을 정해 단계별 대응 메뉴얼을 갖춰 놓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적설량이 5㎝ 이상이면 청주시 전 공무원을 비상소집해 제설작업에 공을 드리는 것. 이는 지난 한주 1∼6㎝의 적설량을 보인 청주시 도심의 제설작업에 노하우로 전수되어 실효(實效)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눈 잘 치우는 청주시장의 칭찬 이면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제설용 염화칼슘 구입량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실제 남 시장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05년 청주시의 제설용 염화칼슘과 소금의 구입량은 모두 합쳐 1269톤으로 1억2779만5000원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남상우 청주시장이 취임한 이후 3년이 지난 지난해 말 제설용 염화칼슘 등의 구입량은 무려 559톤이 증가한 1828톤으로 구입비용이 2배 가까이 증가한 2억5193만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염화칼슘은 차량 부식과 도로 파손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청주시가 쉽고 편하게 눈을 치우기 위해 주민혈세로 구입한 제설용 소금 등의 사용을 남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볼 대목이다.
실제 지난 행정사무 감사에서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임기중 의원은 청주시가 제설작업 시 염화칼슘 사용량의 법적용량을 초과하지 않았는지 꼼꼼히 따져 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전원생활을 했던 기자에겐 애향반 눈치우기 작업이 추억으로 남겨져 있다. 집집마다 싸리비와 넉가래를 들고 나와 저마다 내 집 앞은 물론 마을 진입로에 쌓인 눈을 깨끗이 치우곤 했다.
청주시가 내 집 앞 눈치우기 조례까지 제정한 마당에 참여율이 저조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겠지만 편한 길을 위해 시가 주민혈세를 쏟아 붓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청주시민은 편안한 출근길도 원하지만 주민의 혈세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근검절약도 원할 것이다. 그리고 청주시는 도로파손과 차량 수명 단축이라는 유·무형의 손실도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