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대성·신화산업 폐목재 없어 가동 중단

전통적인 산간지역으로 임산자원이 풍부한 충북에서 생산 원료인 나무를 구하지 못해 100억원을 들여 설립한 공장의 태반을 놀리는 웃지 못할 사연을 가진 기업이 있다.

이같은 기구한 사연의 기업은 진천 덕산에 위치한 대성·신화산업(대표 천수환·사진).

지난해 경기도 김포에서 진천으로 공장을 이전한 대성산업과 신화산업은 각종 개발현장에서 나오는 임목,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 폐목재류를 활용해 숯가루, 톱밥, 목재칩, 점화숯, 아래로탄, 번개탄을 생산하는 임목폐기물처리 및 가공숯 생산업체다.

폐목재류를 활용해 무공해 가공숯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회사이기도 하다.

대성·신화산업은 톱밥과 목재칩만을 생산하는 기존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대식 소탄장을 개발해 무공해 숯가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최신시설을 갖췄다.

이 회사의 자랑거리이기도 한 소탄장은 하루 최대 660㎥를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로 800℃ 이상의 고온에서 목재를 탄화시켜 고순도의 숯가루 생산이 가능하다.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폐목재류가 환경친화상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숯가루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도 성공해 국내시장은 물론 수출도 앞두고 있다.

부친이 운영하던 당시 번개탄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던 대성·신화산업은 연탄 사용이 감소하는 대신 외식문화 발달과 레저문화가 확산되는 변화에 발맞춰 음식점과 야외용으로 적합한 점화숯, 아래로탄, 참숯바비큐숯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시장을 개척해 연간 30~4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준비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천으로 둥지를 옮긴 이 회사가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당장 지난 7월에는 진천 이전후 공장을 가동한지 몇개월도 안된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해 7~8억원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급한 대로 응급복구를 마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항구복구를 위해서는 상당한 금액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이 회사에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임목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포에서는 걱정도 안 했던 임목이 부족해 산업단지, 골프장, 혁신도시 현장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지만 현재 공장에 남아있는 원료는 채 일주일 분도 안되는 상황이다.

현재 원료부족으로 전국에 산재한 50여개 대리점에서 요구하는 주문량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칫 어렵게 성사시킨 유럽지역 수출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천수환 대표는 "회사를 진천으로 옮기고 나서 생각지도 못했던 임목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버려지면 쓰레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폐목재를 환경친화제품으로 만드는 만큼 지자체와 각급 기관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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