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자 충북여성정치세력연대 대표

요즘 우리는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드는 거대 쟁점들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어지럽다. 논란속의 언론관련법, 문제투성이 4대강 사업, 세종시 뒤집기, 노조법 대치, 공무원노조탄압 등이 그렇다. 그리고 2010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선관위의 움직임도 기사화 되고 있고, 지방언론에서는 후보군을 거론하는 기사가 공공연히 등장하고 있다.

내년 2010 지방선거는 여성정치세력화의 관점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정당공천 및 비례대표 여성할당제 실시로 도의회 및 시군의회 등 총 13개 의회에 여성의원 21명이 입성하게 되어 민선4기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해왔다.

21명중 지역구 의원은 단 2명으로 대부분의 여성의원들은 제도의 혜택으로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이러한 여성의원들의 지방자치 활동 경험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작용 할 것인가 사뭇 궁금해 지면서 긍정적인 작용을 기대해본다.

민선4기 충북도내 지방의회는 끊임없는 잡음으로 시끄러웠다. 모 의회 의원들의 해외 성매매 의혹, 이해관계자들의 골프접대를 받은 의원님,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금을 불법으로 의원이 착복한 사건, 그리고 모 의회는 주민들의 방청을 불허하는 사건 등등 많았다.

뿐만 아니라 의정활동을 살펴보아도, 매년 토시 하나 바꾸지 않은 질의에 집행부의 똑같은 답변, 자료조사나 현장조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쟁점이 빗나간 질문이나 지역구 챙기기 질의가 여전하다. 집행부 역시 다르지 않다. 일년에 한번 사무감사만 넘기면 된다는 형식적인 대답으로 일관한다.

행정사무감사를 코앞에 둔날 의회에 볼일이 있어서 들렀을 때, 한 두명 의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자리는 언제나처럼 비어 있었고 집행부에서 보낸 사무감사 자료 보따리는 풀지도 않은 채 책상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감사현장에 일어나는 의원들의 질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2010년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행사에 열심히 참가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의원이 말했던가? “의정활동은 잘못해도 지역구 챙기기를 잘하면 재선한다”고.....

지방행정을 감시 견제하는 지방의원이 제 역할에 소홀하고, 지방의원을 감시 견제해야하는 주민이 역할을 소홀히 하고, 지역 언론들은 중앙이슈나 국회의원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보도하는 반면 의회의 움직임, 지방의원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건사고와 관련되지 않으면 보도를 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에는 지역 언론의 역할 부재가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고, 지방자치제의 성공은 전적으로 유권자인 주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에 달려있다. 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의 습득은 전적으로 언론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시대에 있어 지역 언론의 역할과 책무가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유권자 주민은 의정활동을 잘하는 후보를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2009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거대담론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달려온 지방자치가 지방살림을 알뜰하게 꼼꼼히 챙기고 살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2010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제, 지역살림을 챙기는 생활정치의 이슈로 선거를 치룰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중심에 여성들이 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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