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장 선거 앞두고 특정후보 지지
문자메시지.지지 권유 사실로...“중립지키란 법 있나”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이하 충북전문건설협회)가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 이상열 회장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면서 보낸 문자메시지
충북전문건설협회는 다음달 중에 대표회원 101명을 선출하고, 이 대표회원들이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박창수 부회장(51.한길석재 대표)과 황창환 감사(54.조양개발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 이상열 회장이 지난해부터 특정후보에게 차기 회장 선거출마를 종용한데다, 최근에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등을 통해 특정후보 지지를 노골화한 것으로 밝혀져 선거 공정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 특정후보 선거운동
이 회장이 차기회장 선거에 깊숙하게 개입한 사실은 본인도 시인한 상태다. 차기 회장에 출마한 황 감사는 “작년부터 이회장이 단독으로 추대될 수 있도록 하겠으니 출마하라고 권유했었다”면서 “최근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도 이 회장이 권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황 감사의 출마결심 이후 일부 운영위원들에게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황 감사의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운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8일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황창환 감사님이 도회장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적극적인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라고 밝혔다.<사진참조>

여기에 본지가 충북전문건설협회 운영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취재를 한 결과 이 회장이 일부 운영위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황 감사의 출마사실을 알려주고,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운영위원은 “(이 회장이 황감사를)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B 운영위원도 “이 회장이 이번 선거에 깊숙하게 개입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C 운영위원은 "이 회장이 황 감사를 도와주라는 문자를 보내 문자에 찍힌 전화번호로 걸어 확인해보니 이 회장이 보낸게 사실이었다"라고 말했으며, D 운영위원은 “언제가 이 회장이 나한테 전화를 걸어와 ‘박창수쪽으로 계속 갈거냐’라고 물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3월 단일화 투표결과 ‘휴지조각’
특히 이 회장이 자신이 주도해서 실시했던 후보단일화 투표 이후에도 특정인물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시비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대한전문건설협회충북도회 모습
이 회장은 지난 3월 17일 운영위원회 말미에 “차기회장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면 협회의 화합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운영위원중에 출마를 하고자 하는 사람을 단일후보로 추대하자”고 제안, 당시 박창수 부회장과 조모 부회장이 출마를 희망해 12대 10으로 박 부회장이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조 부회장이 투표이후 당초 약속을 어기고 불복선언을 했으며, 이후 연모씨가 출마를 희망했다가 자격문제로 출마가 어려워지게 됐고, 결국 최근에 황감사가 출마를 결심한 상태다. 그런데 황 감사가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이 회장의 권유가 있었다는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황 감사는 지난 3월 운영위원회 투표당시에 감사로서 투표와 개표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에 대해 C 운영위원은 "후보 단일화를 운영위원들이 거론한 것도 아닌데, 이 회장이 투표를 실시해놓고 이제와서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황감사도 출마의사가 없다고 해서 결과까지 발표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 운영위원은 “이 회장이 지난 6년간 협회를 잘 이끌어왔는데, 왜 임기말에 박창수가 안된다고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 “어차피 선거는 대표회원들이 하는 건데 특정인이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해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F 운영위원은 “3월 투표가 공식적인 회의도 아니고, 선거는 누구든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G 운영위원은 “당시 회의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협회 파국으로 치달을 것”
충북전문건설협회가 차기회장 선출을 앞두고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회원사간의 반목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J 운영위원은 “당초 3월에 투표할 때 승복하기로 해놓고 패배한 측에서 승복을 안했다”면서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 이상열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장
C 운영위원도 “이 회장이 지역을 양분화시키고 협회 회원사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런 행태가 지속되면다면 각 지역이 양분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상열 회장은 “지난 3월 투표는 의미가 없다”면서 “너무 차기 회장을 두고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 단일화시키려고 한 것일 뿐이며, 모의투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중립 의무 위반 지적에 대해서도 “현 회장이 차기 회장선거에서 중립을 지키라는 법이 있느냐. 후임자를 추천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선관위가 구성되면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안에 대해서도 자신이 보냈다고 확인했으며, 오히려 “어떤 후보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박부회장측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차기회장 선거에 개입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박부회장측이 법적대응을 공언하는 등 큰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회장이 자신이 주도해서 3월에 투표를 하게 해놓고, 이제와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또 “선거에 개입하려면 회장직을 사퇴한 다음에 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회장의 선거개입으로 생긴 모든 사회적, 도덕적 문제는 이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하고,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법적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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