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체로 부터 104건, 45억원 기탁 유도
지역에선 인재양성 위해 '잘하는 일' 여론도
충주 토박이들이나 지역을 잘 아는 인사들은 견제 없고 단색적인 지역컬러가 잘 드러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충주시장학회 지원사업을 꼽는다.
충주시는 지난해부터 16억여원이던 충주시장학회 기본재산을 1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충주시장학회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적극 나서고 있다.

충주시가 매년 10억원씩 50억원을 장학기금으로 출연하고 범시민적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골프장 등 충주지역 기업체와 출향인사 등을 상대로 한 자율적인 기탁도 유도한다는 것이다.
목표대로 기업체들의 기탁은 크게 늘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실금액만 104건에 44억8116만원에 이르며 약속한 금액까지 합치면 7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1990년 설립될 당시 자산이 8억원에 불과했고 2007년 말까지 총 기탁금이 16억3600만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반도 안되는 기간동안 놀라울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배경에 김호복 시장의 의지와 노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자칫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실제 1억원 이상 고액 기탁자들은 충주시 20억원을 제외하면 마주코통상(10억원), 금강주택(3억원), 대영베이스CC(1억5000만원), 상떼힐CC·로하스개발·신한은행·충주기업도시·MIK(각 1억원) 등으로 대부분 골프장과 개발사업 관련 업체들이다.
마주코통상은 충주고 출신인 남승현 회장이 운영하고 있으며 10억원을 기탁한 지난해 12월 남 회장이 추진하는 신니면 동촌CC의 주민공람 공고가 이뤄졌다. 남 회장은 10억원과 함께 추가로 20억원 기탁 약속도 했었다.
대영베이스CC 또한 후렌드리호텔의 류인모(충주상의 회장)회장이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기존 18홀 외에 추가로 조성하는 22홀의 주민공람이 이뤄진 2주 뒤 1억5000만원이 기탁됐다.
지난 3월 1억원을 기탁한 MIK는 첨단패션의류제조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업체고 금강주택이나 상떼힐CC는 충주지역 고급 골프장들이다.
특히 몇몇 골프장 조성과정에서 수십만㎡의 시유지가 제공돼 대토된 점을 들며 김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장학기금 기탁을 위해 일종의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장학기금을 기탁한 동촌CC와 대영베이스CC 부지 내에 있던 시유지 69만㎡와 8337㎡를 대토해 수안보 관광특구지역, 시유림집단화 사업에 이용하고 있다.
충주시는 또한 제피로스골프장 41만㎡, 나라CC 33만1240㎡, K-M그린골프장 17만8131㎡의 시유지도 사업자에 제공하고 대토를 받았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 등 개발업체들과 인허가를 조건으로 모종의 거래를 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주민공람 공고 등 행정절차 직후에 기탁이 이뤄진 것이나 골프장에 제공한 토지 보다 대토 받은 토지가 훨씬 작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지역의 목소리는 거의 없다. 오히려 대규모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효율적인 방법으로 큰 문제될 게 없으며 지역발전을 위해 잘 한 일이라는 칭찬 일색이다. 아무리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나 비리가 없다 하더라도 장학금을 기탁한 기업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한 일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충주시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행정을 색안경 끼고 봐서는 안된다고 일축했다.
시 관계자는 “시가 매년 10억원씩 출연하는 등 장학기금 기탁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를 강요하거나 조건을 걸어 부담을 준 적은 결코 없다. 기탁자들이 지역 분위기를 읽고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오히려 기탁 분우기가 확산돼 당초 3년 내에 100억을 조성하겠다던 목표가 2년이면 달성될 것으로 예상돼 충주학사 건립 등 2단계 장학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시유지 대토의 경우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출하고 제공되는 시유지 가격 이상의 토지를 받고 있다. 면적이 차이나는 것은 임야 등 싼 땅을 시내의 비싼 땅과 교환했기 때문이고 동촌골프장의 경우는 69만㎡를 제공하고 84만8800㎡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